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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트럼프, 1차 양성 판정 알고도 쉬쉬”…확진 은폐 정황 드러나

입력 | 2020-10-05 11:41: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74)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 사실을 한동안 숨겼다는 보도가 나와 비판 여론이 거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4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2차 검사를 기다리는 동안 이를 은폐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일 폭스뉴스 인터뷰 전 코로나19 신속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당시 그는 인터뷰에서 호프 힉스 백악관 보좌관의 확진 소식을 언급하면서 자신도 오늘 밤이나 내일 아침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신속 검사보다 정확도가 높은 유전자 증폭(PCR)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오자 다음날인 2일 오전 1시 경 트위터를 통해 자신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확진 사실을 알렸다. 미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신속 검사가 코 속 깊은 곳에서 표본을 채취하는 PCR 검사보다 정확성이 떨어지지만 결과가 뒤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확진 사실을 은폐하려던 정황도 확인됐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참모진에게 지시했다. 빌 스테피언 선거대책본부장도 힉스 보좌관의 확진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을 정도로 코로나19 관련 사항은 극비였다고 한다. 하지만 1일 힉스 보좌관의 감염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대통령의 확진 사실이 공개됐다.

다만 지난달 29일 치러진 첫 대선 TV토론회 전에 감염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았으며, 첫 번째 양성 판정은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돌아온 직후였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힉스 보좌관의 감염이 확인된 1일 오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골프클럽에서 열린 모금 행사에 참석했다. 이에 당시 모금 행사 참석자들의 집단감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백악관 대변인은 참석자 모두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도 잘 지켜졌다고 강조했지만, 참석자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감염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ABC방송은 뉴저지주 보건당국이 이 행사에 참석한 200여 명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