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저녁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 2호선 지하철역 앞 모습. 2020.10.03/뉴스1 © News1
광고 로드중
추석 연휴 나흘째이자 개천절인 3일 저녁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 2번 출구 앞. 건대 ‘만남의 장’으로 통하는 이곳은 일행을 기다리는 무리로 북적였다.
족히 20명은 넘어 보이는 이들은 대부분이 20~30대 젊은이들이었다. 이들은 ‘마음 편히’ 놀 수 있는 연휴의 마지막 밤을 앞두고 한껏 상기돼 있는 듯 했다.
앞서 방역당국은 이번 추석 연휴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험 요인으로 ‘지인 모임’을 꼽았다.
광고 로드중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전날 열린 브리핑에서도 “연휴 기간에 가급적이면 지인 모임을 최소화하고, 모임을 할 때는 마스크를 벗는 상황을 피해 달라”고 거듭 당부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날 저녁 8시반 무렵 건대 번화가의 풍경은 방역당국의 이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듯 했다.
건대 먹자골목 중 큰길가 1층에 잡은 가게 대부분은 손님이 반 이상 차 있었다. 일부 고깃집과 술집은 자리가 꽉차 대기 인원이 생기기도 했다.
가게 안 손님들은 마스크를 벗은 채 음식과 술을 먹고 있었다. 그 중 일부는 벌개진 얼굴로 가게 밖에서도 또렷이 들릴 정도의 큰 소리를 내며 이야기를 나눴다.
광고 로드중
다소 이른 시간이었지만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한 남성이 일행의 부축을 받고 지나가는 모습도 목격됐다. 한 술집에서 1차를 마치고 나온 8명의 남성 무리는 “건대 호수가서 2차를 하자!”며 큰 목소리로 소리치기도 했다.
지하철역 앞 흡연 구역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담배를 피우거나,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쉽게 목격됐다. 술집이 몰려있는 좁은 골목길도 술을 마시다 잠시 담배를 피우러 나온 사람들이 내뿜는 연기로 자욱했다.
인근 상인들도 모처럼 사람들이 붐비는 날이라고 전했다. 건대입구역 앞에서 노점을 운영하는 50대 남성은 추석 연휴 내내 쉬다 이날 문을 열었는데 “잘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주말은 연휴 시작이어서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오늘은 확 늘어난 것 같다”며 “최근에는 여기(건대)에 사람들이 늘긴 했지만 오늘은 특히 젊은 사람들이 많이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광고 로드중
건대 먹자골목에서 주차요원으로 일하는 A씨는 “아직 저녁이어서 사람이 많은 거지 자정이 넘으면 사람이 싹 없어진다”면서도 “추석 때 고향도 안 갔다는데 다들 놀러 나오는 건 괜찮은지 모르겠다”며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