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쉬는 기술/클라우디아 해먼드 지음·오수원 옮김/392쪽·1만8000원·웅진지식하우스
책은 휴식에도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새로울 것은 없지만 이를 통계와 고정관념을 깬 주장으로 흥미롭게 풀어냈다.
작가이자 방송인인 저자는 자신이 진행하는 BBC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이른바 ‘휴식 테스트(Rest Test)’를 실시했다. 135개국 1만8000여 명이 이 조사에 응했다. 뇌과학자와 심리학자, 시인과 작곡가, 역사학자와 지리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팀을 이뤄 2년간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끝에 ‘가장 휴식이 된다고 여기는 10가지’를 추렸다.
광고 로드중
TV 시청은 9위에 올랐다.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보통 사람이 75세가 될 때까지 TV를 보는 데 쓴 시간은 무려 9년이다. TV 시청은 혼자서 즐길 수 있고 상대방과 대화해야 하는 부담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전자 난로’가 됐다는 설명이다. 단, TV를 너무 오래 봤다는 죄책감을 버려야 휴식이 될 수 있다.
놀랍게도 1위는 독서였다. 독서를 통해 걱정거리로부터 해방되거나 반대로 몰입할 수 있고, 육체적 긴장과 이완 등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저자가 주장하는 잘 쉬는 기술의 핵심은 자신만의 ‘휴식 레시피’를 만드는 것. 휴식과 일의 절대적인 구분은 없고 상대적이다. 사람에 따라 운동은 고된 의무가 될 수 있고, 즐거운 휴식이 될 수도 있다. 또 하나의 키워드는 사람들과의 적절한 거리였다. 가족과 친구들에게서조차 벗어나 있는,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만들라는 것이다. 독서와 산책, 목욕, 음악 듣기, 아무것도 안 하기 등 적절한 길이의 고독이 필요한 세상이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