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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성향 옅은 스가, 새 총리로… 韓-中과 외교갈등 줄어들 듯

입력 | 2020-09-15 03:00:00

[日 스가 16일 총리 취임]아베 후임 자민당 총재 당선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오른쪽)이 14일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새 총재로 선출된 뒤 아베 신조 전 총재에게 감사의 꽃다발을 전하고 있다. 스가 신임 총재는 16일 임시국회에서 새 총리에 오른다. 도쿄=AP 뉴시스

‘만년 2인자’로 불리던 실무형 참모가 일본 총리 등극을 눈앞에 뒀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일본의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로 14일 선출되면서 일본 사회의 중심은 이념에서 민생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스가 총재의 취임 일성도 “규제 개혁”이었다. 대외적으로 한국 중국 등 이웃 국가와의 갈등이 줄고, 내부적으론 경제와 지방 발전 등 생활밀착형 정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스가 총재는 이날 오후 총재로서의 첫 기자회견에서 “공무원의 칸막이, 기득권, 전례를 답습하는 습관 등을 타파해 규제 개혁을 확실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2012년 총재 선거에 나서며 “집권하면 과거사를 반성한 담화를 수정하겠다”고 이데올로기 측면을 강조한 것과 차이가 크다.

우치야마 유(內山融) 도쿄대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교수는 “(총무상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소비자를 향한 정책을 어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베 정권의 지지 기반을 그대로 이어받았기 때문에 아베노믹스(아베 정권의 경제 정책)를 계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가 총재는 ‘관리형 지도자’로도 꼽힌다. 사도 아키히로(佐道明廣) 주쿄대 국제학부 교수는 “엘리트 관료의 이름, 업무 내용, 인맥 등을 파악한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전 총리의 수법을 스가 총재가 익히고 있다”며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관료는 등용하고, 반대하는 이는 좌천시키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대변인이었던) 스가 총재는 언론도 통제할 것으로 보인다. 숨쉬기 힘든 강권(强權) 정치가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스가 총재의 약점은 외교안보 분야의 경험이 적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교적으로도 철저하게 실리를 추구하기 때문에 명확한 목소리를 낸 적이 있다. 그는 12일 일본기자클럽 주최 자민당 총재 후보 토론회에서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구성’에 대해 “반중 포위망이 될 수밖에 없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이런 까닭에 한국, 중국과의 과거사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한국 정부는 11, 12월경 한국에서 한중일 정상회담을 개최해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총재 간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당국은 스가 내각 출범이 한일 관계 개선의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지만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 문제와 관련해 일본이 전향적인 입장을 어느 정도 내비쳐야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스가 총재의 임기는 아베 총리의 잔여 임기 동안인 내년 9월까지로 ‘중간 계투’ 성격이다.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중의원 해산, 총선을 통해 국민들에게 신임을 물을 가능성이 크다”며 “총선 압승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내고,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재선을 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가 총재는 14일 기자회견에서 중의원 해산 시기에 대한 질문에 “코로나19 수습과 경제 재생이 먼저”라고만 언급했다.

일본 정계는 15일 자민당 간부 인사와 16일 개각을 주목하고 있다. 스가 총재는 “규제 개혁을 철저히 하고 싶다. 개혁 의욕이 있는 사람, 개혁에 이해를 표시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인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지통신은 자민당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은 유임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김범석 특파원 / 한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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