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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감염’ 최초 확인…“백신 한계” vs “병 약하게 앓아”

입력 | 2020-08-25 10:51: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 후 재감염된 첫번째 사례가 확인됐다. 그동안 재감염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보고되긴 했으나 정식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4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홍콩대 연구진은 지난 3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 판정을 받은 33세 남성이 최근 다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처음 확진을 받은 지난 3월에는 기침, 발열, 두통 등 증세를 보였다. 이후 이달 15일 유럽에서 항공편을 통해 홍콩으로 들어오면서 입국 심사에서 다시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특별한 증상은 없었다.

연구진이 유전자 분석을 진행한 결과 두 바이러스 사이에는 차이가 있었다. 체내에 남아있던 바이러스가 뒤늦게 발현된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변종된 새로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재차 감염된 것이다.

연구진은 해당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임상 감염병’에 제출했고, 게재를 승인 받은 상태다.


“백신 나와도 코로나19 예방에는 한계”
재감염 사례가 공식 확인돼자 백신이 개발돼도 코로나19를 예방하는데 한계가 있을 가능성이 대두됐다. 지금까지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약하게 심어 중화 항체를 형성하게 하는 방식으로 개발돼 왔다. 그러나 몇 달만에 그 항체 수치가 낮아져 재감염 된다면 접종 의미가 사라지게 된다.

홍콩대 연구진은 “이번 사례는 코로나19가 회복 후 몇 달 안에 재감염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자연감염이나 백신을 통해 면역력을 획득하더라도 그 효과가 몇 달밖에 지속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집단면역을 통해 사라지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집단면역은 인구 중 충분한 수가 감염되고 면역력을 얻으면 전염병이 소멸한다는 이론이다. 그러나 면역력이 생겨도 몇 달만에 재감염이 나온다면 집단면역은 불가능하다. 이에따라 코로나19가 감기처럼 일종의 유행병으로 정착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연구진은 백신 역시 코로나19에 대해 지속적인 방어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재감염 됐지만 병 악화는 막았다…백신 개발 계속 돼야”
반면 이번 재감염 사례가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며 백신 개발을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브렌단 워렌 영국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교수는 “재감염 사례는 매우 드물다”며 “이 때문에 세계적인 백신 개발 노력이 부정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안젤라 라스무센 미 컬럼비아대 교수도 “이번 결과가 백신과 면역에 전반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는 점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첫 번째 감염에서 충분한 면역반응을 얻지 못한 드문 사례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환자의 사례로 섣불리 결론을 내릴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재감염 사례에서 증상이 발현되지 않은 것은 백신 개발에 희소식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아키코 이와사키 미 예일대 교수는 "두 번째 감염은 완전히 무증상이었다. 면역력이 재감염을 막지는 못했지만 질병 악화로부터는 환자를 보호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자연감염에 의한 집단 면역으로는 코로나가 제거될 수 없지만 백신을 통해서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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