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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중학교 학부모들 ‘원거리 배정’에 뿔났다

입력 | 2020-08-10 03:00:00

2022학년도 추첨배정 행정 예고에 “가까운 학교 놔두고 멀리 가라니…”
유성구 노은지구 등 학부모들 반발, 청와대 청원에도 철회 요구 올려




대전 유성구 한화꿈에그린아파트 입주자들이 대전시교육청의 중학교 배정 방식에 반발, 엘리베이터에 게시물을 부착하고 반대의견을 내줄 것을 입주자들에게 요청하고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가까운 중학교를 놔두고 멀리 가라는 게 말이나 됩니까?”

대전시교육청(교육감 설동호)이 2022학년도 입학생부터 중학교 추첨 배정 방법을 개정하는 내용을 행정 예고하자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은 현행 전체 28학교군인 중학교 배정 제도를 2022년 3월 입학(현 초등 5학년)부터 18학교군으로 개편하는 내용을 4일 입법예고했다. 10개 학교군을 줄이고 더 큰 범위로 학교군을 묶은 것. 또 배정 방법은 학교군 내 모든 학교 희망배정에서, 학교별 정원의 70%는 희망배정, 나머지 30%는 주거지를 기준으로 근거리 배정한다는 내용이다.

시교육청은 이 같은 변경 배경에 대해 △저출산에 따른 학생 수 감소 △도시개발에 따른 통학여건 변화 등 학생 적정배치 필요성 △교육부 학교군 재검토 요구 등을 반영한 데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교육청은 이와 함께 학교군 경계에 위치한 11개 초등학교는 공동학교군으로 지정해 복수의 중학교군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시교육청은 이 같은 내용을 시교육청 유튜브 채널에 게시하고 학부모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했다.

하지만 유성구 노은지구와 관평동, 도룡동 일대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반발하는 분위기다. 개정 방침으로 자녀들을 멀리 있는 중학교에 보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일부 학부모는 시교육청의 예고안이 공개되자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대전시 중학교 학교군·중학구 및 추첨 방법 개정안 행정예고 철회를 요구합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청원 글에서 “이번 개정안은 말도 안 되는 것이다. 교통환경, 주거환경, 선호학교가 바뀌었다고 해서 집 앞 2분 거리 학교를 두고 어린 학생들이 버스를 타고 통학해야 하는 게 옳은 처사냐”고 물었다. 또 “기존 3∼5개 학교를 한 학군으로 묶던 것을 9∼19개 학교로 묶으면 학군 반경이 넓어져 통학거리도 그만큼 길어진다”며 “아이들의 통학 안전과 교통체증 증가 등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시교육청 의견 청취 부서에도 이메일, 팩스 등을 통한 반대 의견이 폭주하고 있다.

유성구 반석동 한화꿈에그린아파트 입주자들은 엘리베이터마다 이 같은 개정안 내용을 자세히 알리는 게시문을 부착하고 부당하다는 의견을 적극 개진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종전 중학군의 경우 인근 노은중 지족중 외삼중 하기중 새미래중 등 5개 중학교에 배정됐으나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편도 6km까지 떨어진 덕명중에까지 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학부모들은 “특정 지역 아파트의 경우에는 학군을 통합하지 않았다”며 “노은지구 주민들이 반기지 않는 학군조정이 통과되지 않도록 적극 의견을 내 달라”고 요청했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행정 예고한 내용은 최종 확정된 것이 아닌 만큼 예고기간인 20일까지 학부모 의견을 충분히 듣고, 문제가 있으면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 개정안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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