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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印, 분쟁 지역에 군사력 증강…모디 “필요시 군사력 사용”

입력 | 2020-06-20 16:29:00


인도와 중국군이 1975년 이후 45년만에 다시 미해결 국경 지대인 실질통제선(LAC)에서 유혈 충돌한 가운데 양국이 LAC 인근에 전투기와 병력을 증파하는 등 대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인도와 중국은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을 한 바 있다.

20일 타임스오브인디아(TOI)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BBC 등에 따르면 양국군은 국경 지대에 병력을 증파했다. 인도는 벵골만에 군함을 추가 파견했고, 신형 전투기인 SU-30MKI, MIG-29 등을 접경 공군 기지로 전진 배치했다.

병력과 군용 장비를 실은 C-17, C-130J, AN-32 등 수송기도 접경 지역에 수시로 이착륙하고 있다. 공대지 미사일인 헬파이어를 탑재한 ‘탱크 킬러’ 아파치 공격 헬기, 대규모 병력과 장비 수송이 가능한 치누크 수송헬기도 접경 라다크 지역에 배치했다.

인도군 공군 참모총장은 지난 17~18일 잇따라 비공개로 해당 기지를 찾아 전투 준비태세를 점검하기도 했다. 인도군은 양국 국경 지대에 있는 모든 공군 기지를 현재 100% 가동하고 있다고 TOI는 전했다.

인도군 고위 관계자는 TOI에 “중국은 지난 15일 라다크 갈완계곡에서 사전 계획한 공격으로 인도군 20명을 잔인하게 살해했다. 이는 금지선을 넘은 것”이라면서 “우리는 갈등 고조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전날 중국과 국경 분쟁을 위한 제(諸) 정치세력 화상회의를 열어 “중국군이 LAC를 침범하지는 않았다. 우리 영토 안에는 외국군이 없고 어떠한 것도 침탈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이어 “인도는 어떠한 외압에도 굴복하지 않는다”고 다짐했다.

모디 총리는 화상회의 직후 방송 연설에서 “인도군은 인도 영토를 보호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권리를 얻었다”며 “중국의 조치에 온 나라가 상처받고 분노하고 있다. 인도는 평화와 우정을 원하지만 주권 수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국경 수호에 필요하다면 군사력으로 동원하겠다고 했다.

중국군도 접경 지역에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 TOI는 중국이 3488㎞에 달하는 LAC를 따라 병력을 증원하고, 요새를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접경 공군 기지에는 J-11과 J-8 등 전투기는 물론 장거리 폭격기까지 확대 배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 주재 중국 대사관은 지난 19일 성명을 내어 갈완 계곡은 중국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인도가 지난 6일 양측간 군인이 충돌한 이후 단계적으로 철군을 약속했고 갈완 계곡 하류를 건너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어겼다고도 비난했다.

인도 언론은 인도군이 철수 합의 이후 최전방에 남아있던 중국군 천막에 불을 지르면서 교전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중국은 인도군이 LAC를 넘어와 공격했다는 입장이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지난 16일 민간위성업체 ‘플래닛 랩스’가 촬영한 갈완계곡 일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인도군과 중국군 모두 국경 지대를 따라 진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충돌의 불씨가 된 것으로 추정된 LAC 인근 천막은 철거됐다고 했다.

IISS는 중국군이 평상시 500~600명 수준이던 주둔병력을 1000~1500명 정도로 확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신장 지역에 주둔하던 중국군 제6기계화사단 병력도 국경 외곽지대에 배치된 상태라고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양국군의 활동이 모두 증가한 상태로 인도군은 차량 30~40대로, 중국군은 차량 100여대를 동원해 임시 주둔지를 편성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