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20세기 회사예절…’ 통해 본 2050 직장인들의 제각각 반응
책이 소개하는 매너 10개 항목에 대해 건설 금융 미디어 유통 정보통신 법조계에서 일하는 20∼50대 직장인 23명의 반응을 들어봤다. 항목마다 ‘매너다=○’ ‘상황 따라 다르다=△’ ‘라떼(과도함)다=×’를 표시하고 의견을 달도록 했다.
대체로 업무에 지장이 없는 한 상황에 맞게 대처하면 된다는 반응이었다. 다만 인사나 상석 관련 매너는 40, 50대와 20, 30대 의견이 명확히 엇갈렸다. 한 30대 직장인은 “실무적으로 매너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경우가 많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업무 역량”이라고 했다. 다음은 주요 응답 내용.
1. 남성은 코털 간과하지 말고 여성은 스타킹 구멍 안 나도록 조심하기
20대: ‘(×)능력과 상관없는 개인 문제’ ‘(△)스타킹 구멍은 불가항력이지만, 코털은 불가항력이 아니죠?’
40대: ‘(×)사원끼리 오래 쳐다볼 일도 없을 텐데’ ‘(○)김칫국물 묻은 옷 입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
50대: ‘(○)자신에 대한 책임’ ‘(○)비즈니스 매너의 기본은 용모 단정, 의관 정제’
2. 인사도 월급에 포함, 출퇴근할 때 상사에게 인사하자
20대: ‘(×)이러는 후배, ‘오버’스러워 놀랐다’ ‘(×)인사를 하고 싶도록 유대를 쌓자’
40대: ‘(△)눈이 마주치거나 동선 겹치면’ ‘(○)누구든 먼저 본 사람이 인사하자’
50대: ‘(○)인사는 동서고금의 매너’ ‘(○)상사에게 인사는 좋은 습관’
20대: ‘(×)그래도 꼰대들과 택시 타면 네이버로 검색은 해본다’ ‘(○)상석이 따로 있긴 하다고 들었다’
40대: ‘(○)별 차이 없으니 따지는 사람에게 양보’ ‘(○)식당처럼 차도 마찬가지’
50대: ‘(○)내가 불편하면 지켜야’ ‘(○)승하차 편의를 위함이므로 경로 우대 차원’
20대: ‘(×)별 신경 안 씀’ ‘(○)안 받으면 시끄럽다’
30대: ‘(×)전형적 군대식 문화’ ‘(×)누가 벨소리를 세지…’
40대: ‘(○)선배든 후배든 먼저 신경 쓰면 배려’ ‘(○)늦게 받으면 회사 이미지에 안 좋음’
50대: ‘(×)늦게 받아도 업무규정 맞춰 응대하면 그만’ ‘(○)공동 공간에서는 진동이 매너’
20대: ‘(×)주는 만큼 일하자’ ‘(×)일 잘하는 놈에게 일 더 준다. 퇴근만 기다린 인상이라면 정확히 본 것’
30대: ‘(×)업무 지시 원활히 하면 될 문제’ ‘(△)꼰대 의식 가진 1960, 70년대생이 많으면 생활의 지혜. 1980, 90년대생이 주를 이루는 스타트업에서는 불필요’
40대: ‘(○)상사도 후배에게 도와줄 일을 물어보자’ ‘(×)할 일 있다면 이야기했겠지’
50대: ‘(×)일은 스스로 하는 것’ ‘(×)분위기 보면 안다. 그렇다고 59분에 딱 맞춰 끄는 건 좀…’
6. 책상은 제2의 얼굴. 2, 3일에 한 번 책상 닦기, 쓰레기는 눈에 보이는 대로 치우기
20대: ‘(×)남의 책상까지 간섭하는 건 피곤한 삶’ ‘(×)백색소음처럼 좀 더러워야 집중되는 사람도 있음’
30대: ‘(×)개인 책상은 마음대로 쓸 권리 있다’ ‘(△)악취 해충 등 없으면 상관없음’
40대: ‘(×)누군가는 정글에서 창의력을 끌어냄’ ‘(○)청결한 게 좋은 것은 당연’
50대: ‘(×)개인의 스타일 인정해줘야’ ‘(○)사무 공간은 공동의 공간’
20대: ‘(×)듣도 보도 못한 매너’ ‘(×)위계질서 파악하려고 머리 굴리면 인생 낭비’
30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게’ ‘(×)남녀가 무슨 상관. 악수가 화살표도 아니고’
40대: ‘(×)만나서 반갑거나 헤어져서 아쉬운 사람이 먼저 청함’ ‘(△)격식은 맞지만 누가 먼저 건네도 좋다’
50대: ‘(×)악수하는 의미가 중요’ ‘(×)위계를 따질 문제는 아님’
20대: ‘(×)쿠션어 없이 말하면 성질내는 줄 아는 꼰대 있다면 완곡한 의사 전달도 방법이나 과도함’ ‘(△)당장 듣기엔 좋을 수 있어도 경제적인 언어는 아니다’
30대: ‘(△)상황과 내용, 상대에 따라 달라’ ‘(○)감정을 고려해야 효율적 소통’
40대: ‘(△)맞는 말이나 아무리 써도 못 알아들으면 ‘직구’가 답’ ‘(△)상황에 따르면 됨’
50대: ‘(△)명확한 의사 전달 생각하면 때론 불필요’ ‘(○)직장 내 갑질 근절 차원에서’
9. 카카오톡은 근무시간 외 사전 양해 없이는 쓰지 않는다.
20대: ‘(△)급한 건 어쩔 수 없지만 답은 늦을 수 있음’ ‘(○)점심 시간에도 되도록 연락하지 않았으면’
30대: ‘(○)퇴근 후 카톡은 인간적 기대 저버리는 것’ ‘(△)별도 사내 규정 없는 한 지양해야’
40대: ‘(○)백번 지당한 소리’ ‘(△)업무용으로 불가피한 경우 있다’
50대: ‘(△)전화가 오히려 불편할 수 있다’ ‘(×)업무 관계라면 충분히 사용 가능’
20대: ‘(△)그렇게 서열이 좋다면 군대에 다시 가자’ ‘(○)나이는 나이일 뿐, 직급 우선’
30대: ‘(○)일로 만난 사이니까’ ‘(×)직함 외우느라 머리만 더 터진다’
40대: ‘(○)회사는 일하려고 모인 곳’ ‘(△)사내에선 직함, 사적 자리에선 합의에 따라’
50대: ‘(○)업무 효율성 및 책임감을 위해’ ‘(○)회사는 나이보다 역할이 중요’
▼ “평화로운 직장생활 위한 20.5세기의 소통 가이드” ▼
저자 신혜련 대표
신 대표는 “여전히 많은 회사가 20세기형 예절을 중시한다”며 “조직 전체로 보면 ‘20.5세기’에 살고 있어 소통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일부 항목이 개성을 과하게 제한한다는 지적은 인정하면서도 ‘필요악’으로 봐 달라고 했다.
“20세기 문화가 바뀌는 데 20년은 걸릴 거예요. 1980, 90년대 출생자들이 관리자급이 돼야 할 것이기에 어느 정도 기성세대에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그러면서 “상사도 ‘버릇없다’고 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애정을 갖고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통을 위해 에너지를 투자하는 건 조직 간 비효율 해소를 위한 관리자의 업무죠. 그런데 조직문화 강의를 다녀 봐도 관리자들은 교육에 참여하지 않아요. 상대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나 때는 말이야’ 하면 당연히 대화가 안 되죠. 세대 간 차이를 인정해야 창의적인 문화도 생깁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