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는 최소 1m 물리적 거리 권고 거리두기 만으로 코로나19 예방 안돼 생계 등 실용적인 요인도 고려해야
광고 로드중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봉쇄 조치를 완화하기 시작한 가운데 적절한 ‘사회적 거리’를 놓고 의료·과학 전문가와 정치인의 기싸움이 시작됐다.
사람 간 물리적 거리를 2m로 유지해야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과 2m를 유지하면서는 경제 활동 재개가 불가능하다는 정치인들이 대립하면서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스페인 등은 확산을 막기 위해 내린 ‘2m 거리두기’ 규정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최소 물리적 거리인 1m에 기준을 맞추겠다면서다.
광고 로드중
거리두기는 감염률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 중 하나일 뿐이며 1m로도 충분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는가하면 확산의 척도가 되는 ‘재생산지수(R)’를 떨어뜨리기 위해 더 먼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영국 정부의 최고과학자문관인 패트릭 밸런스는 “2m를 유지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건 잘못된 묘사”라며 “이는 코로나19 위험이 감소함에 따라 내린 결정”이라고 정부의 결정을 옹호했다. 영국 정부는 늦어도 9월전 2m 거리두기 규정을 폐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스페인 질병통제국의 페르난도 시몬 국장은 “오는 21일부터 물리적 거리두기 규정을 2m에서 1.5m로 완화한다”면서도 “여전히 2m의 거리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구결과 물리적 거리는 1m로도 충분하다. 이는 여유 안전거리까지 고려한 거리다”며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이것만으로 코로나19를 막을 순 없다”고 경고했다.
2m의 간격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나, 경제적인 상황을 고려한다면 융통성 있는 적용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광고 로드중
물리적 거리가 멀수록 감염률이 낮다고 확언할 수도 없다.
공기가 빠르게 순환하는 야외에서는 가까운 거리에서도 바이러스가 확산되지 않는 반면, 실내에서 2m 이상의 먼 거리를 유지한 이들이 집단감염된 사례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60㎡ 규모의 줌바댄스 학원에서 5명이 50분 동안 함께 머문 뒤 모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론적으로 2m 이상의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공간임에도 바이러스가 퍼진 것이다.
확진자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는지도 변수로 작용한다.
광고 로드중
하버드 의대의 줄리아 마커스 교수는 “누군가와 2m 이상 떨어져 있으면 안전하고, 이보다 가깝다면 위험한 건 아니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의 확산에는 여러가지 요소가 작용하고 이를 “흑백논리로 풀 순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