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연속 10승 도전…"공이 느리듯 천천히 나의 길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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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베테랑 좌완 투수 유희관(34)이 선보이는 ‘느림의 미학’은 미국 전역에 KBO리그를 중계하는 ESPN에서도 관심을 보인다.
유희관은 “느린 공으로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다.
유희관은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삼진 5개를 잡은 유희관은 볼넷도 4개를 내줬으나 실점을 최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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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올 시즌 들어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투구수도 110개로 올 시즌 들어 최다였다.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다. 그는 지난 21일 잠실 NC전에서도 6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유희관은 체인지업과 커브, 직구, 슬라이더를 고루 섞어던지며 SK 타선을 요리했다. 늘 그렇듯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31㎞에 머물렀지만, 시속 86㎞의 느린 커브를 섞어던지며 완숙한 완급 조절을 선보였다.
경기 후 유희관은 “팀 연승에 도움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많은 이닝을 투구했고, 느낌이 좋았다”며 “다음 경기에서도 잘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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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N은 유희관이 선발로 나선 지난 21일 두산-NC전도 중계한 바 있다. 당시 ESPN 중계진은 시속 80㎞도 나오지 않는 유희관의 느린 커브에 감탄했다.
유희관은 “내가 던질 때마다 ESPN 중계가 걸린다. 미국에서 KBO리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반갑지만, 신경쓰지는 않는다”면서도 “느린 공으로도 잘 던질 수 있다는 것을 미국 팬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점수차가 벌어져 여유있는 상황이면 시속 80㎞이 안되는 커브를 던질까 했는데, 여유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미국 팬들의 이슈를 위해 야구하는 것이 아니지 않나”라며 “경기를 망칠 수는 없어서 오늘은 그 느린 커브를 던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즌이 지날수록 한층 좋은 컨디션을 과시하고 있는 유희관은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에 도전하는 중이다. 또 개인 통산 100승까지 11승만을 남겨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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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에 대한 목표가 뚜렷하다고 말한 유희관은 “만약 달성하게 된다면 영광일 것 같다. 100승까지 11승 남았다는 것도 알고 있다”며 “열심히 하다보면 기록은 따라오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나의 공이 느리듯, 천천히 나만의 길을 가겠다”고 다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