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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 속에서도 ‘진정한 민주주의’ 보여줬다” 외신, 한국 총선 주목

입력 | 2020-04-16 16:01:00

15일 오전 투표소가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학교에서 한 유권자가 비닐 장갑을 끼고 투표를 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한국은 압박 속에서도 어떻게 ‘진정한 민주주의’를 지키는지 보여줬다”

외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가운데 선거를 치른 한국에 대해 주목했다. 긍정적 평가와 함께 “위기 상황에서 치러지는 선거가 오히려 민주주의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엇갈린 우려도 있었다.

1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유권자들은 최소 3피트 이상 떨어져 줄을 섰다. 체온을 측정하고 준비된 비닐장갑을 꼈다가 투표 후 버리고, 자가격리자는 별도로 마련한 투표시간과 장소에서 선거를 치렀다”며 “한국인들은 선거와 공중 보건을 어떻게 동시에 지킬 수 있는지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교훈은 분명하다. 사전에 충분히 신경 쓰기만 한다면 11월 대선을 연기하거나 우편 투표를 해야 할 필요가 없다. 한국 역시 거대 양당의 갈등이 심하지만 공정하면서도 국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선거 방법에 대해선 합의했다”며 “미국이 이를 배워야할 때”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날 CNN은 “선거를 연기하는 것도 반민주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이러한 시기에 선거를 진행하는 것 역시 민주주의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영국, 프랑스 등 최소 47개국이 선거를 연기하고 미국, 뉴질랜드는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위험을 무릅쓰고 전국적인 선거를 치렀다”며 “투표소 소독과 체온 측정 등 방역 조치를 위해 약 2만 명이 추가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의 토비 제임스 정치학과 교수를 인용해 “건전한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광범위한 주제를 논의해야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치러지는 선거는 정부의 전반적 평가가 아니라 해당 사안을 얼마나 잘 대응하는지에 대해서만 논의가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문재인 대통령의 범진보 세력이 코로나19를 전반적으로 성공적으로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기록적인 대승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NYT는 “두 달 전만 해도 악화되고 있는 실업률, 문 대통령의 최측근과 관련된 스캔들 등으로 총선 전망은 밝지 않았다. 당초 코로나19에 대한 대응도 그 위협을 과소평가했다는 비판을 받았었다”며 “하지만 대규모 진단 검사와 자가 격리를 실시하며 한때 확진자 2위 국가에서 외국 정상들에게 진단키트 러브콜을 받는 등 상황이 시의적절한 때 반전됐다”고 설명했다. 또 “문 대통령이 교착 상태에 빠졌던 대북관계 활성화나 검찰 개혁 등을 밀어붙일 원동력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김예윤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