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지원 구급차 2일 해단식… 41일간 의심-확진환자 1만명 이송 방호복에 땀 흠뻑 200km 강행군… “이젠 대구동료들이 현장 책임질것”
2일 대구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수송 업무를 마치고 떠나는 구급차를 환송하고 있다. 2월 22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구급차 147대와 구급대원 294명이 동원돼 대구 지역의 환자를 이송했다. 대구=뉴시스
2일 오전 대구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였던 소방구급대원들이 조촐한 해단식을 열었다. 소방청의 동원령에 따라 전국 구급차 147대와 구급대원 294명이 2월 21일 대구에 집결한 지 41일 만이다. 최근 대구의 상황이 나아지면서 일부 대원들은 각 지역으로 복귀해 행사에는 70여 명이 구급차 20대를 끌고 참석했다.
대원들은 서로 응원하며 뜨거운 작별 인사를 했다. 전쟁터 같았던 현장에서 사투를 벌였던 동료들에게 예우를 갖춘 거수경례도 잊지 않았다. 일부는 눈물을 훔쳤다. 부산 해운대소방서 정태성 소방장(48)은 “대구의 상황이 아직 녹록지 않은 것 같아 대구 동료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부디 건강하게 임무를 완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구급차가 이송한 코로나19 의심 및 확진 환자는 1일까지 대구 7435명, 경북 2907명이다. 구급대원들은 전신을 덮는 레벨D의 방호복을 착용하고 최소 20∼30km에서 최대 200km 이상도 오갔다. 화장실마저 마음대로 가기 어려웠다. 고속도로를 달릴 때는 지정된 휴게소만 가야 했다. 온몸에 땀이 흐르고 고글 안경에 습기가 차면서 위험천만한 운행이 빈번했다. 다행히 별다른 사고는 없었다.
해단식은 코로나19를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는 긍정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대구지역의 이송 건수는 줄고 있다. 2일까지 코로나19 완치 환자는 4361명으로 완치율은 64.8%이다. 이지만 대구소방안전본부장은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와 헌신해준 구급대원들이 무척 자랑스럽다. 대구 현장은 남은 동료들이 책임지고 임무를 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