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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비례 2번 파동 죄송…‘노욕’ 변명의 여지 없다”

입력 | 2020-03-31 12:16:00

"노욕보다 21대 개헌 위한 야심이었다"
"통합당, 나라 발전 위해 한 게 뭐 있나"
김종인 겨냥해 "지조없는 선거 기술자"
"민주당은 신 적폐…총선서 심판받을 것"
"총선 목표, 지역구 10·비례 10 교섭단체"
"민생당 정치 구조 바꿀 새 '게임 체인저'"




손학규 민생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31일 “민생당의 비례대표 순번과 관련하여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게 된 데 대해 마음 깊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손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민생당은 비례대표 2번에 손 위원장을 올렸지만, 안병원 공천관리위원장이 해임되고 당내 인사들이 탈당하는 등 ‘노욕 파동’이 일어난지 이틀 만에 손 위원장을 비례 14번으로 조정했다.

그는 “나는 지난달 24일을 끝으로 바른미래당의 대표를 내려놓고 평당원으로서 백의종군하겠다는 말씀을 드린 바 있다”며 “그런 내가 지난주 비례대표 2번으로 내정되어 ‘노욕’으로 비추어진 점, 뭐라고 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도 “나는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된다는 ‘노욕’보다는, 국회의원이 되어서 다당제 연합정치를 위해 개헌을 해야겠다는 ‘야심’이 있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제왕적 대통령제와 거대양당의 극한투쟁 정치를 끝장내고, 경제와 민생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정치를 열기 위해서는 21대 국회에서 7공화국을 위한 개헌을 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소신이었다”며 “내게 비례대표 신청을 하라는 공천관리위원회의 요청을 고심 끝에 받아들인 이유였다”고 강조했다.

손 위원장은 “그러나 국회 불신, 정치인 불신의 사회 풍조를 제대로 읽지 못한 내 불찰은 용납되지 못할 것이다. 국민 여러분의 혜량을 빌 뿐”이라고 했다.

그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하에서 치러지는 4·15 총선에 대해선 “재작년 나의 단식을 통해 싹이 텄던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선거법 협상 과정을 거치며 누더기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력구조 개혁의 첫 단추를 끼웠다”고 자평했다.

이어 “그러나 그 뒤,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이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고, 뒤를 이어 더불어민주당도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었고, 국민의당도 비례대표 후보만을 내기로 결정하면서 정치 자체가 웃음판이 되었다”고 탄식했다.

그는 미래통합당에 대해선 “그동안 나라발전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라며 “당 대표는 취임 이후 삭발하고, 단식하고, 청와대 앞에서 천막농성하고, 색소폰 불고, 공천 장난한 것 말고 무엇을 했나. 이들은 지금도 총선 승리 후 문재인 탄핵을 구두선처럼 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오직 선거 승리만을 내세우며 지조와 철학 없이 이당 저당 왔다 갔다 하는 기술자를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끌어들였다”며 “그분이 교언영색으로 국민을 현혹하지만, 국민은 이러한 코미디에 헛웃음을 칠 뿐”이라고 했다. 이는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에 대해서도 “촛불혁명으로 집권해서 적폐 타도를 외쳐왔지만, 이념과 진영 논리에 빠져 민생을 도탄에 빠뜨렸다”며 “조국으로 대표되는 신적폐세력에 갇힌 그들은 그들이 저지른 실정과 위선으로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에게도 정치 구조를 바꿀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필요하다. 중도개혁의 대표정당, 민생당이 바로 그 게임 체인저”라며 “나와 민생당은 총선 이후 개헌 논의를 주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위원장은 또한 정부에 대해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및 의료체계 재점검 ▲민생경제 위축 대책 ▲사회 전반의 구조조정 및 재설정(리세팅. resetting) 등을 주문했다.

특히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선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70% 인구에 4인 가족 기준 100만 원 지원 방침은 유효한 정책이기는 하지만 포퓰리스트적인 성격이 강하다”며 “대상은 줄이고 금액은 증가해서 보호가 절실한 취약계층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 위원장은 질의응답에서 총선 목표에 대해선 “우리 당에서 지역구에는 60명이 출마했는데 그중에서 10명은 되야하지 않겠나. 그럴 가능성이 있다”며 “비례대표에서 10석을 해서 최소한도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이 나와 민생당의 목표”라고 제시했다.

그는 비례 2번 파동에 대해선 “2번을 제의받았을 때 최고위원회의에 10번 정도를 해달라고 요청을 하려 했었다”며 “그 제의를 하기 전에 상황이 끝났는데 14번을 줘서 최소 14명은 비례에서 얻어야겠구나, 그래야 내가 들어가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여야 위성정당 출범에 대해선 “기상천외한 막장이다. 비례대표 정당 출현은 헌법정신에 대한 위반이고 민주주의에 대한 거부”라며 “나는 그 전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위해 단식을 할 때도, 협상을 할 때도 전혀 생각을 못 했다”고 개탄했다.

정의당 등 군소 정당과의 선거연대를 추진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선거운동에서의 연합이나 연대는 없다”며 “우리나라에서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연합, 연대 정치를 하는데 그건 민주주의의 정도에서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본다”고 일축했다.

손 위원장은 향후 선거 지원유세 뱡향에 대해선 “크게 공중전과 지상전으로 나눌 것”이라며 기자회견 등을 통한 선거 메시지 전달 및 지역을 찾는 지원유세 등 두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