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가보니 환자 1명당 1시간 걸리던 검사… 의료진 한 명이 50명까지 가능
3일 경기 김포시 제7 공영주차장에 설치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뉴고려병원 의료진이 차량에 다가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포=이진한 기자 likeday@donga.com
김진용 인천의료원 감염내과장(사진)이 고안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칠곡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분당제생병원, 김포 뉴고려병원 등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선별진료소는 의심환자가 오면 사례정의에 해당하는지 파악한 뒤 체온을 재고 검체를 채취하는 곳이다. 그만큼 의료진의 감염 우려가 높을 수밖에 없다.
드라이브스루는 커피, 햄버그 등 패스트푸드 체인점에서 차에 탄 채 주문한 음식을 받는 방식. 이를 바이러스 진단검사에 응용한 것은 처음이다. 드라이브스루 방식은 의심환자의 검사 대기시간을 줄이고 의료진과의 접촉을 최소화해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게다가 소독과 환기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의심환자는 차에서 내릴 필요 없이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접수, 진료, 검사, 수납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그 대신 차를 주차, 이동시킬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김 과장은 “마침 예전에 생물테러 훈련 때 약품 전달을 이런 방식으로 한 적이 있는데 거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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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국내에서 처음 드라이브스루 검사법을 도입한 손진호 칠곡경북대병원장은 “병원 앞 주차장에서 드라이브스루를 만들어 검사해 보니 의료진 한 명이 40∼50명의 검체를 채취할 수 있었다”며 “환자도 차 안에서 대기하면 되니 추위에 떨면서 기다릴 필요가 없고 의료진도 방호복을 매번 갈아입는 불편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환자들이 방문하기 편한 도심이 좋지만 주차 장소가 협소하면 드라이브스루 방식을 채택하기 힘들다”며 “도시 외곽에 이를 설치하면 감염병 차단에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