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종로구 한 약국에서 ‘마스크 없음’이라는 문구를 붙여놓고 있다.© News1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근처 대형 약국들 대부분은 입구에 ‘공적 마스크 없습니다’라는 안내문을 붙여뒀다. 진열대에도 천 재질의 마스크가 몇 장 걸려 있을 뿐 KF 규격의 마스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정부는 전날(28일)부터 공적 마스크가 판매된다고 발표했지만, 마스크가 생산지에서 출하된 후 시중 약국까지 도달하는 시간을 감안하면 구매는 빨라도 28일 오후~29일 오전부터나 가능한 상황이었다.
광고 로드중
시중 약국 중에서는 전날(28일) 늦은 오후부터 공적 마스크 100장을 공급받은 곳도 있었지만 모두 금세 팔려나갔다.
남대문시장 인근 약국의 한 약사 권모씨는 어제 오후 6시쯤 마스크 100장이 들어왔고, 이 공급분이 오늘 오전까지 걸쳐 3시간여 만에 팔려나갔다고 설명했다.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한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시민들이 마스크가 없어 발길을 돌리고 있다. © News1
약국 관계자들은 정부가 공적 마스크 판매 사실을 성급하게 알렸다고 입모아 아쉬워했다. 정부가 28일부터 공적 마스크를 판매한다고 발표했지만, 유통 사정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시중 약국에서 28일 늦은 오후나 이날 오전부터 판매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광고 로드중
이날 오전 입고된 공적 마스크를 25분 만에 모두 팔아버린 약사 김모씨도 “정부가 발표부터 해버려서 지난 3일간 너무 힘들었다”며 “물건이 모두 깔리고 판매를 시작할 수 있는 시점에 발표가 돼야 했다”고 지적했다.
공적 마스크 판매가 시작되자 약국 관계자들은 이름을 명부에 쓰고 마스크를 사가게 하는 등 ‘1인당 최대 5개’ 원칙을 지키기 위해 방법을 강구하는 모습도 보였다.
권씨는 “마스크가 있냐고 물으면 대장(장부)에 적으라고 한다”며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약국은 정부가 보내준 100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니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딸을 줘야 한다’는 등 더 사가려고 해도 안 된다고 했다”며 “사실 귀찮은 일이지만 전 국민이 동참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서울 지역 약국에서의 혼란은 다음달 2일쯤에나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어제 오후부터 시중 약국에 공적 마스크가 나가기 시작해 같은 서울 지역에서도 어디는 받고 어디는 못 받은 상황”이라며 “주말을 지나 월요일인 다음달 2일부터 본격적으로 판매가 이뤄질 것”이라고 봤다.
광고 로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