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없는 유럽, 바이러스 검역도 뚫려 이탈리아發 유로존 위기 시작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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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유럽’을 표방하는 유럽연합(EU)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공포에 떨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시작한 코로나19가 유럽 각국으로 빠르게 퍼지면서다.
이탈리아의 누적 사망자는 27일(현지시간) 17명으로 늘며 한국의 누적 사망자 수 13명을 제쳤다. 발원지인 중국을 제외하면 이란(26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국가다.
솅겐조약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국경 없는 유럽’은 바이러스 확산에 기름을 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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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역도 불안하다.
스페인 최대 일간지 엘 파이스는 26일 보도에서 “이탈리아에서 입국한 학생들을 상대로 한 검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에서 건축학을 공부하고 있다는 한 스페인 국적의 학생은 “코로나19의 확산을 피해 지난 26일 밀라노에서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왔다”며 “출국 당시 체온 검사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밀라노에서 기계공학을 전공중인 다른 학생도 스페인으로 돌아올 때 특별한 주의조치나 검역이 없었다고 했다.
이 두 학생 모두 직접 공공진료소에 연락을 하며 당국의 검역 대상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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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국적의 시민도 “지난 25일 로마행 비행기를 탔을 때 특별한 검사는 전혀 없었다”면서 “승무원들도 마스크나 장갑을 끼지 않고 있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키예프포스트는 이탈리아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는 자국민의 인터뷰를 통해 “30일 동안 관광 버스를 타고 이동했고 국경을 넘을 때도 검문 절차가 없었다”고 전했다.
현재 유럽 19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상황. 자가격리의 공포로 숨어있는 잠재적 감염자를 고려한다면 사실상 유럽 전역에 바이러스가 퍼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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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이탈리아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이탈리아의 숙박업소, 식당 등 관광 관련 산업은 이미 부정적인 여파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폭증한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는 이탈리아 국내총생산(GDP)의 12%, 유로존 GDP의 2%를 차지한다”고 설명하며 “이번 사태로 유로존 GDP의 0.1% 규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부침을 겪고 있던 유럽 경제가 코로나19로 불황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유럽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유로존은 매우 느린 속도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었다”며 “유로존의 맏형 격인 독일은 이미 불경기에 직면한 상태였다. 코로나19로 공급망이 붕괴되면 위험에 처한다”고 강조했다.
게리 라이스 국제통화기금(IMF)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글로벌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있다며 IMF가 추후 세계 성장률 전망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분명히 이 바이러스가 성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많은 것들이 중국과 다른 나라들의 회복 속도에 달렸다”면서 “공급망과 다른 나라들이 상당히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