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1명이 발생한 22일 오후 확진자 부모가 운영하는 곳으로 확인된 울산 중구 닥터리연합내과의원 앞에서 한 시민이 문이 닫힌 내과를 바라보고 있다.© News1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예배를 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울산 첫 확진자인 363번 환자 A씨(27·여)가 신천지 울산교회와 KTX, 지하철, 휘트니스센터 등 다중이 모이는 시설을 많이 이용했던 것으로 드러나 감염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울산시 이형조 복지여성건강국장은 23일 오전 10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씨의 동선을 공개했다. 울산시에 따르면 A씨는 16일 오후 3시부터 두 시간동안 울산 남구 무거동 신천지 울산교회 4층 소예배실에서 2부 예배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폐쇄회로(CC) TV 확인 결과 당시 A씨가 참석한 예배에는 233명의 신도가 함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울산시는 이들에게 자가 격리하고 유증상자는 즉시 신고하도록 통보했다.
A씨는 앞서 9일과 12일, 13일, 14일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예배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시가 발표한 A씨의 동선에 따르면 9일 오후 3시 반부터 두 시간동안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예배를 본 뒤 오후 9시 23분 동대구역에서 KTX를 타고 울산역에 내려 가족 승용차로 울산 울주군 범서읍 부모가 거주하는 아파트로 갔다. A씨는 다음날부터 인후통과 감기 증세가 있어 아버지가 운영하는 울산 중구 유곡로 닥터리연합내과에서 치료를 받고 거주지인 대구로 향했다. 11일에는 대구의 운전면허학원에서 오전 9시부터 두 시간동안 연수를 한 뒤 대구집으로 갔다. 다음날인 12일에는 오전 9시부터 운전면허학원과 식당 등을 거쳐 다시 신천지 대구교회로 갔다. 13일에는 오전 9시 20분 신천지 대구교회를 거쳐 운전학원과 경북 칠곡의 운전면허시험장(오후 3시), 대명아트홀(오후 7시~9시 반), 대명클락해치휘트니스센터, 다원카페헤어를 거쳐 걸어서 집으로 갔다. 14일에도 운전면허학원을 거쳐 휘트니스센터 음악학원, 신천지 대구교회를 다녀갔다.
울산시는 A씨와 함께 동선이 겹치는 KTX와 리무진 버스 승객, 택시 기사 등 현재까지 신원이 파악된 18명에 대해 자가 격리조치를 했다. 또 울주군은 A씨 부모가 살고 있는 울주군 범서읍 전체에 대해 23일 방역 소독했다.
한편 울산시는 A씨가 신천지 울산교회에서 16일 예배를 본 사실을 22일 오후 2시경 파악하고도 한 시간 뒤 열린 송철호 시장의 기자회견에서는 이를 발표하지 않아 대시민 감염예방에 허점을 보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울산시는 “A씨 동선을 처음 파악한 울주군과의 업무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생긴 착오”라고 해명했다.
울산=정재락 기자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