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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2차 감염·무증상 전염… 초유의 변종 폐렴 대응강도 높여라

입력 | 2020-02-01 00:00:00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이틀 새 7명이 추가돼 11명으로 늘었다. 추가 환자 중 한 명은 확진 환자와 식사 중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 확인된 첫 ‘사람 간 감염’(2차 감염)이다. 더구나 이 환자의 가족에서도 양성 반응자가 나와 3차 감염까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 내 전파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더욱 걱정스러운 대목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상식을 깨는 ‘미스터리 환자’들이 보고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무증상’ 전염 사례가 나왔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는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야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므로 증상이 있는 사람만 제대로 격리하면 막을 수 있었다. 증상이 없는데 타인에게 전염시킨다면 방역은 훨씬 어려워진다.

중국에서는 우한 폐렴이 기침을 할 때 나오는 물방울인 비말(飛沫) 전파를 넘어 공기로도 전염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주장까지 나왔다. 하지만 의학계는 코로나바이러스의 공기 중 전염은 확인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우한 폐렴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중국 말고도 18개국에서 100명이 넘는 감염자가 나온 데다 미국 일본 독일 베트남에서도 2차 감염자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여러 대륙에서 동시다발로 지역내 전파가 이뤄질 경우 팬데믹(대유행)에 이를 위험도 있다.

지금 우리 사회의 방역 시스템은 병원 내 감염 위주였던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고 거기에 맞춰 정비한 것이다. 우한 폐렴 바이러스는 메르스보다 전파력이 훨씬 강한 데다 무증상 전염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만큼 이를 반영해 선제적으로 방역 정책 수정을 검토해야 한다. 무증상 전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접촉자 범위도 훨씬 넓게 잡아 검역과 추적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방역 담당자들이 전문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변종 바이러스의 특질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2차 감염 우려 속에 31일 오전 중국 우한 교민 368명을 태운 전세기가 도착했다. 교민들은 추가 검역을 받은 뒤 발열 등 이상 증세를 보이지 않는 350명만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 보호시설에 격리됐다. 시설 격리는 방역에 효율적이지만 감염자가 한 명이라도 생기면 시설 안에서 전파될 위험이 크므로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 그래야 현지 주민들의 불안을 잠재우고 지역사회 전파도 막아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