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철폐연대 관계자들이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용산역에서 귀성인사에 나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장애인 차별 발언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2020.1.23/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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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객 인사를 나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악수한 사람의 숫자다.
이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이낙연 전 국무총리, 윤호중 사무총장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귀성 인사를 하기 위해 용산역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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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찌감치 대합실에서부터 대기하고 있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소속 회원 30여명이 ‘민주당은 장애인인권교육을 의무화하라’, ‘이 대표는 의식적으로 반성하라’ 등의 손팻말을 들고 당 지도부가 대기하고 있는 귀빈실 방향으로 진입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째 전장연은 명절마다 여당 지도부의 귀성 인사길 현장에 찾아와 ‘장애등급제 완전 폐지’와 ‘부양의무제 폐지’ 등 장애인들의 처우개선 입법을 요구해왔다.
이에 최근 이 대표의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는 발언이 논란이 됐기에 전장연 측의 항의가 더 격렬할 것이라는 점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이 대표 등 지도부가 귀빈실에서 나올 시간이 가까워지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사과하라”고 외치는 전장연 회원들과 이를 막으려는 경찰, 역사 직원, 당직자들이 뒤엉켜 귀빈실 앞은 아수라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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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전장연 회원들 역시 승강장까지 같이 내려가자 당 지도부를 역사 직원 등이 둘러쌌다. 열차를 타려는 시민들이 지도부 근처로 접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승강장은 “장애인 비하 발언 사과하고 즐거운 명절 보내시라”는 반복적인 장애인단체의 구호로 뒤덮였고, 당 지도부는 한자리에 서서 말없이 열차 안 시민들에게 계속해 손을 흔들었다.
시민들은 대부분 이들을 보고 지나치거나 신기하다는 듯 사진을 찍을 뿐이라 민망한 상황이 계속 연출됐다.
직접적인 시민과의 접촉은 중간에 당직자의 소개로 젊은 남성 1명이 지도부 쪽으로 와 이 대표, 이 전 국무총리 등과 악수한 게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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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성인사가 끝난 후 이 원내대표는 손에 든 공보물을 보며 “하나도 못 나눠줬다”며 허탈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당 지도부는 별도의 발언 없이 승강장을 빠져나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