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희망 대한민국 만들기 국민대회에서 규탄사를 하고 있다. 2020.1.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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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수도권 험지 출마’라는 새로운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당내 일각에서는 당을 위한 헌신의 표현으로 보고 있지만, 다른 일각에서는 위기 때마다 국면전환에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황 대표는 전날(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이 원한다면 험지보다 더 험지도 가겠다.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다”며 자신의 수도권 험지 출마 발언을 재차 강조했다.
황 대표의 이슈 전환 카드는 상당히 효율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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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의 이 같은 강경 일변도에 국민 여론은 호불호가 크게 갈렸지만, 정치권에서는 적어도 지지층 결집은 확실히 이뤄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인재 영입 논란으로 리더십 위기를 겪고, 선거법·공수처법을 막지 못한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었지만, 그때마다 보수통합을 꺼내 들며 정국을 전환시켰다.
정치권에서는 황 대표가 ‘수도권 험지 출마’를 밝힌 것 역시 당내에서 비상대책위원회가 거론되고, 불출마를 선언한 일부 의원들이 자신을 향해 쓴소리를 토해내는 등 또 다시 위기에 직면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목적으로 내다봤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보수 통합도 꺼내고, 평일 집회까지도 하고 수도권 험지 출마까지 거론하는 것은 자신이 걸 수 있는 것은 다 거는 것”이라며 “그만큼 본인이 위기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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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은 여론의 관심은 돌릴 수 있지만,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카드를 연발하면 정작 중요한 총선 국면에 가서는 무게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내에서는 황 대표의 ‘수도권 험지 출마’ 발언을 두고 ‘당을 위한 헌신’으로 평가했지만, 당 지도부 주요 인사들은 4·15 총선 전략을 두고 다소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당 대표는 당의 총선 국면 전체를 이끌어야 하는데, 자신의 지역구 선거가 쉽지 않으면 이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렇다고 황 대표가 스스로 ‘험지 출마’를 선언한 마당에 조금이라도 덜 불리한 지역에 출마할 경우 외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당내 한 핵심 관계자는 “황 대표가 결정한 것이다. (당 지도부와) 의논을 하고 던진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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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대표는 전날(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 대표의 험지 출마 발언에 “그게 무슨 큰 희생인가”라며 “위기모면책으로 보수통합을 또 선언하고, 험지 출마 운운하면서 시간 끌고, 그럭저럭 1월만 넘기면 자리를 보전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는 보수 우파 집단 전체가 궤멸당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혹평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