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한 보석 석방 조건 변경됐는지 확인 안 돼 레바논, 부모님의 모국…곤도 시민권 갖고 있어 WSJ은 "며칠 안에 레바논서 기자회견" 보도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이 일본에서의 재판을 피해 부모님의 모국인 레바논으로 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은 29일, 혹은 30일 레바논에 도착했다. 지역 언론은 그가 개인 제트기를 타고 도착했다고 전했다.
곤 전 회장은 보석 석방 시 거주지로 지정된 도쿄의 집을 떠나도 되지만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일본에 머물러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아내와의 만남도 금지됐다. 그가 어떻게 일본당국을 피해 출국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WSJ은 강조했다.
WSJ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자신이 받는 혐의는 닛산 경영진이 꾸며냈다고 보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해 일본을 탈출했다. 앞서 미 언론을 중심으로 일본 닛산의 간부들이 프랑스 르노와의 합병을 막기 위해 곤 전 회장의 체포를 기획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WSJ에 따르면 그는 며칠 안에 레바논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곤 전 회장은 “산업적, 정치적인 인질로 사는 데 지쳤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재판은 내년 4월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 태생인 그는 레바논에서 자랐다. 아직도 레바논에 친구, 가족 등이 거주하고 있으며 현부인과 전 부인 모두 레바논 출신이다.
레바논, 프랑스, 브라질 시민권을 가진 그는 국외에서 활동 중인 레바논 출신 사업가 중 가장 성공한 인사로 꼽히기도 한다.
그는 유가증권보고서에 자신의 보수를 약 8000만달러 축소 신고하고, 닛산이 오만 대리점에 보낸 500만달러를 레바논의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로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1470만달러를 사우디아라비아 지인에게 부정 송금한 혐의도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모든 혐의를 부인해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