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내년 1월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에 나선 친(親)중국 성향의 국민당 후보 한궈워(韓國瑜) 가오슝(高雄) 시장을 도운 정황이 포착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대만 사법당국이 중국 정보기관 간첩으로 의심되는 홍콩 기업 임원 2명을 구금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날 대만 관영 중앙통신(CNA)을 인용해 “대만 법무부가 중국혁신투자사(China Innovation Investment Limited) 임원인 시앙신과 겅칭에게 대만에 잔류할 것을 명령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홍콩에 유령회사를 설립, 중국 정부의 대만 선거 개입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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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왕리창은 “중국이 홍콩 기업을 통해 모금한 선거 자금으로 한궈위 시장의 출마를 직접 도왔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만 검찰이 즉각 수사에 나섰다. 두 임원은 지난 23일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 체포돼 검찰 조사를 받았고 현재 구치소에 구금된 상태다.
NYT는 이에 대해 “내년 1월11일 대만 총통 선거를 한 달 반 가량 앞두고 불거진 이번 사건은 선거에 개입하려는 중국의 야심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공공연하게 차이잉원(蔡英文) 현 대만 총통이 못마땅하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차이 총통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 강력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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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정부 자금을 활용해 다른 나라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구의회 선거를 치른 홍콩에서도 중국 중앙정부의 선거 개입 의혹이 불거졌다. 홍콩 민주화 시위의 주역인 조슈아 웡은 선거 당일(24일) 기자들에게 “나는 베이징에 의해 출마 자격을 제한당한 유일한 후보”라며 “중국 공산당이 홍콩 선거를 조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호주에서도 중국 간첩 의혹이 정계를 달구고 있다. 중국 측 첩보원들이 고급 차 딜러인 닉 자오에게 의원 선거 출마를 대가로 100만호주달러(약 7억 9787억원) 지원을 제안했는데, 이를 선거 당국에 신고한 자오가 3월 숨진 채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