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퇴직연금의 9.7% 18조 몰려 은퇴 시점따라 포트폴리오 조정 TDF에만 올해 1조원 넘게 몰려 미래에셋 상품 2년 수익률 16%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규모는 190조 원이며 이 중 9.7%인 18조3000억 원이 펀드 등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실적배당형 상품이 퇴직연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말 6.8%였지만 이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135조2000억 원에 이르는 세제적격 개인연금에서도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9%에 이르고 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아직 연금 시장에서 예·적금, 보험, 신탁 등 원리금 보장 상품의 비중이 절대적이지만 펀드의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점유율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달 1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연 1.25%로 인하하면서 퇴직연금 수익률이 더욱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퇴직연금의 연간수익률은 1.01%에 머물렀고 향후 시중금리가 낮아지면 더 하락할 수밖에 없다. 가입자들의 수익률 확보를 위해서는 퇴직연금의 펀드 투자 확대가 더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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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10개 운용사가 설정한 TDF는 23일 기준으로 올해에만 1조992억 원을 빨아들였다. 설정액은 2조4641억 원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DF 시리즈는 올해에만 5600억 원의 자금을 새로 모집했다. 국내 운용사 중 처음으로 순자산 1조 원을 넘겼으며 설정액은 9367억 원으로 삼성자산운용(8311억 원) 한국투자신탁운용(2897억 원) 등을 앞지르고 있다. 퇴직연금의 70%까지만 TDF에 투자하도록 제한했던 규정이 지난해 최대 100%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바뀐 점도 TDF 규모 확대를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수익률도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TDF 중 순자산이 가장 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전략배분 TDF 2025년’의 경우 2017년 3월 펀드가 설정된 뒤 누적수익률 16.57%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DF와 함께 안정적인 수익을 연금으로 제공하는 타깃 인컴 펀드(TIF)라는 상품군을 만들어 1000억 원 넘는 자금을 유치했다.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은 부동산, 인프라 등의 대체투자에도 자금을 넣어 자산 분배 효과와 함께 임대수익을 동시에 챙기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