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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 뚫린 美대사관저’ 추궁에 진땀 뺀 경찰청장 “책임자 감찰”

입력 | 2019-10-25 03:00:00

여야 의원들 국감서 한목소리 질타… “단순 침입문제 아닌 외교적 사건”
민갑룡 청장 “대진연 추가수사 검토”




24일 행정안전부와 경찰청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선 여야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의 주한 미국대사관저 침입 농성을 막지 못한 경찰을 질타했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국회 국감장에서 자유한국당 윤재옥 의원은 민갑룡 경찰청장에게 “대진연 회원 19명이 대사관저 침입 전 (월담을 위해) 사다리까지 들고 왔다 갔다 했는데 검문검색이 되지 않았다”며 “경비 책임자에 대한 문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당 안상수 의원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을 향해 “중동에서나 있을 법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질책했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의원은 “미국 대사관저 난입 사건은 1989년 전대협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라며 “경찰청장은 책임지고 물러날 생각이 없느냐”고 따져 물었다.

여당 의원들도 우려를 표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은 “사건 이후 (주한 미국)대사를 만났는데, 섭섭함을 전하더라”라며 “(침입) 과정에서 대사관 직원 2명이 다쳤는데 우리 정부 누구도 미안함을 표명한 적이 없다고 한다. 사과가 필요하다”고 했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도 “외교적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감찰 결과에 따라 관련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 청장은 “사건 당일(18일) 거리 문화 축제 인파와 (시위대가) 섞여 있어서 감지하지 못했다”며 “(경비) 책임자 등을 감찰 조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민 청장은 서울 성동구에 있는 ‘평화이음’ 사무실을 22일 압수수색할 당시 경찰관에게 “양아치” 등 폭언을 하며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가로막은 대진연 회원들을 추가로 수사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대사관저 침입에 가담한 대진연 회원 19명 중 4명을 구속했고 나머지 15명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 중이다. 피의자들이 전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대면 조사보다는 압수한 PC 드라이브 분석 등을 통해 대사관저 침입을 공모했거나 배후에서 조종한 세력이 있는지를 살펴볼 계획이다.

조건희 becom@donga.com·한성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