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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국대 출신 선수’에게 유튜브로 운동 배운다!

입력 | 2019-10-23 03:00:00


전직 체조요정인 2014 인천 아시아경기 리듬체조 금메달리스트 손연재 씨. 최근 유튜버로 변신한 손 씨는 자신의 강점을 살려 리듬체조를 활용한 스트레칭 운동 강습영상을 제작해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유튜브 방송 캡처

“자유형 플립 턴(flip turn)을 연습하실 때에는 수영장 킥 판을 이용해 보세요. 킥 판에 양손을 짚은 채로 머리, 허리, 발 순서로 360도 회전하시면 됩니다.”(유튜브 수영강좌 채널 ‘다래풀 Darae Pool’의 국가대표가 알려주는 수영 꿀팁 자유형 플립 턴 클래스 편)

워킹맘 임지애 씨(32)는 요즘 유튜브로 수영을 배운다. 점심시간 막간을 이용해 수영장에 가기 전 국가대표 수영선수인 정다래의 유튜브 채널(구독자 7만6500명)에 올라온 강습 영상을 보며 동작을 익힌다. ‘육퇴(육아 퇴근)’ 이후엔 틈틈이 국가대표 체조선수 출신 손연재의 유튜브 채널 ‘연재월드 Sonyeonjae’(구독자 3만2000명)를 시청한다. 손 씨가 올린 리듬체조를 바탕에 둔 홈 트레이닝 영상을 보며 스트레칭 위주의 운동을 따라 한다.

최근 ‘홈트족’(홈 트레이닝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선 ‘국대(국가대표) 유튜브 채널’이 각광받고 있다. 직접 만나기 어려운 톱 스포츠스타로부터 ‘고퀄리티’ 노하우를 무료로 전수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중적인 수영이나 축구는 물론이고 쉽게 접하기 힘든 복싱, 배드민턴, 탁구 등 다양한 종목을 골라 볼 수 있단 점도 만족도가 높다.

요즘 ‘힙’한 채널은 자전거 동호인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백만킬로 사이클 아카데미’. 2010년 중국 광저우 아시아경기 사이클 금메달리스트인 박선호 전 국가대표가 방송하는데 구독자가 현재 6만3500명이다.

2012년 영국 런던 올림픽 유도 동메달을 획득한 조준호의 ‘Hanpan(한판) TV’(5만2100명)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인 이용대의 ‘이용대의 B-Connect’(1만9300명)도 화제다. 탁구 국가대표였던 김정훈의 ‘국가대표 김정훈 탁구클럽’(2만9300명)도 요즘 관심이 높다.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 전직 수영선수 정다래씨(위 사진)와 배드민턴 국가대표 출신인 이용대 씨. 최근 유튜버로 변신해 자신만의 운동 노하우를 대중에게 전하고 있다. 유튜브 방송 캡처

홈 트레이닝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 2016년 초반만 해도 아마추어 운동가들의 홈트 채널이 대다수였다. 그렇다 보니 잘못된 정보가 범람해 불만이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문제점은 실제 선수 출신들이 개인방송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박선호 씨도 “아마추어 동호인들이 올린 영상에서 잘못된 운동법이나 훈련법이 많이 눈에 띄었다”며 “제대로 된 자전거 타는 법을 알리고 싶어 방송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국대 출신 유튜브 채널은 체육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엘리트체육 중심인 국내 스포츠계에서 생활체육을 활성화하는 데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KBK Football TV’(구독자 3만2400명)를 운영하는 K리그 울산현대축구단의 김보경 선수는 “유소년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시작했는데 점점 일반인들도 (영상 속 내 훈련법을) 따라 한다”며 “최근에는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게 주의해야 할 점 등을 자막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대 출신 유튜버들이 인기를 끌자 대한체육회는 최근 아예 현직 국가대표 선수를 대상으로 ‘나도 유튜버’ 공모전을 실시하기도 했다. 여기서 김잔디 이아름 박혜진(태권도), 서희주(우슈), 김형규 선수(복싱)가 ‘국대 TV’ 유튜버로 선정됐다. 이들은 선수촌 생활이나 훈련 과정 등을 소개하며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김정은 kimje@donga.com·정윤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