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는 김학범호가 시작부터 가시덤불을 헤쳐나가고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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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전 전격 취소로)답답하고 속상한 사람들이 한두 명이겠는가. 허탈하고 어이없다. 아무리 그래도 김학범 감독님의 쓰린 마음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 같다.”
지난 6일 파주NFC에서 만난 대표팀 관계자의 한숨이다. 이날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2 축구 대표팀은 파주에서 인천대를 상대로 연습경기를 가졌다. 갑작스런 일정 변경이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대표팀은 그 시간에 제주도에서 시리아 U-22대표팀과 정식 평가전을 가졌어야했다. 사흘 뒤인 9월9일에도 시리아와 2차전이 잡혀 있었다. 그런데 날벼락이 떨어졌다.
축구협회는 경기를 이틀 앞둔 9월4일 시리아 U-22 대표팀과의 2연전이 모두 취소됐다고 급히 알렸다. 시리아 선수들의 여권 준비 미비라는 어이없는 상황 발생과 함께 아예 없던 일이 됐다. 귀한 담금질 시간을 날린 김학범 감독은 답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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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회를 바라보는 김 감독은 A매치 기간이던 9월초를 이용, 다양한 선수들을 제주도로 호출했다. 준우승 쾌거를 이룩한 U-20 월드컵 참가선수들도 다수 포함됐고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정우영도 먼 걸음 했다. 훈련을 통해 옥석을 가리고 두 차례 시리아와의 평가전을 통해 확인할 계획이었는데, 많은 것이 꼬였다.
대한축구협회는 부랴부랴 다음 스케줄을 준비했다. 그리고 곧바로 10월11일과 14일 두 차례 평가전을 일정을 잡았다. 상대는 해당 연령대에서 매서운 모습을 보이는 우즈베키스탄. 모의고사 상대로는 적격이라는 반응이 많았는데 일이 요상하게 됐다.
지난 26일 오후(한국시간) 태국 방콕에서 진행된 ‘2020 AFC U-23 챔피언십 조추첨’ 결과 한국은 중국과 이란 그리고 우즈베키스탄과 함께 C조에 편성됐다. 까다로운 상대들과의 조별리그를 2위 안에 마무리해야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다.
조편성 결과를 받아든 김학범 감독은 “10월 평가전 상대로 우즈벡을 잡았는데, 우즈벡과 같은 조에 편성됐다”고 쓴웃음을 지은 뒤 “평가전 운이 별로 없는 것 같다”는 허탈한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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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어차피 (서로가 가지고 있는)패는 현지에 가면 다 공개된다. 미리 오픈해보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으나 사실 답답한 상황이 됐다. 가급적 본선까지 ‘패’를 감추고 있는 게 이로운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황당하게 취소된 평가전에 이어 본선에서 만날 팀과의 공교로운 2연전까지, 도쿄로 가는 길이 시작부터 쉽지가 않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