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안타왕’ 노리는 키움 이정후
이정후는 이번 시즌 189안타로 최다 안타 부문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두산 페르난데스(31·179안타)에게 10개 차로 앞섰다. 이정후가 시즌 마지막까지 안타 1위를 지킨다면 1994년 최다 안타 타이틀을 안은 아버지 이종범 LG 코치(49)에 이어 KBO리그 최초로 ‘부자(父子) 안타왕’이 탄생한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정후는 ‘200안타’를 목표로 내걸었다. 지난해 11월 어깨 수술 이후 재활에 도움을 준 트레이닝파트에 200안타 대기록을 선물하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200안타는 아버지도 현역 시절 못 이룬 꿈이다. 이 코치는 1994년 당시 해태에서 타율 0.393, 84도루로 압도적인 성적을 냈지만 196안타로 시즌 200안타 대기록에는 닿지 못했다. 당시 시즌 막판 장염에 심하게 걸리면서 4할 타율, 200안타 달성에 실패했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이후 서건창(30·키움)이 2014시즌 201안타를 기록해 KBO리그 최초 한 시즌 200안타를 때린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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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주니치 퇴단 후 귀국하는 이종범(왼쪽)과 아들 이정후(당시 3세). 동아일보DB
기록 욕심이 날 법하지만 이정후는 철저한 ‘팀 배팅’으로 팀에 기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시즌 1번 타자로 가장 많은 타석(392타석)을 소화한 이정후는 최근에는 3번 타자로 주로 나서고 있다. 기록 달성을 위해 타석 수가 가장 많은 1번 타순을 원할 수도 있지만, 선구안이 좋은 서건창에게 1번을 내주고 3번 타순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진루를 위해 공을 최대한 골라 볼넷을 만들기도 한다. 16일 두산전에서 4타수 1안타 1볼넷으로 팀의 6-3 승리에 기여한 이정후는 경기 후 “볼넷도 결국 내 기록 아닌가. 타자로서 볼넷을 얻으면 출루율에도 도움이 되고 타율에도 결국에는 좋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