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 졸업식에서 학사모를 쓰고 있는 존 플레전트. ©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캘리포니아 노숙자 문제에 칼을 빼든 가운데 미국 아이비리그 예일대 출신 노숙자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7일(현지시간) CNN은 로스앤젤레스(LA) 코리아타운 노숙자 텐트촌에 살고 있는 숀 플레전트(52)의 사연을 공개했다. 예일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월가 투자은행 모간스탠리를 다니던 엘리트 은행가였다.
그러나 퇴사 후 작은 사업체 운영에 실패했고 10년 전 노숙자로 전락했다.
로스엔젤레스 코리아타운 노숙자 텐트촌에 살고 있는 숀 플레전트(52). © 뉴스1
그는 졸업 후 모간스탠리에서 몇 년간 일하다 할리우드의 꿈을 이루기 위해 1990년대 중반 LA에서 사진·영화 제작사를 설립했다. 당시는 DVD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때라 사업이 번창해 부촌 실버레이크 대저택에 살았다고 플레전트는 회상했다.
광고 로드중
플레전트는 CNN에 “종종 ‘당신처럼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은 이런 상황에 있어선 안 돼’라는 말을 듣곤 한다. 그렇다면 여기 누가 있어야 하나?”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노숙자가 되는 일이) 누구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 모두가 직면할 수 있는 문제”라고 그는 말했다. 플레전트는 LA 카운티 거리에 사는 6만명 중 한 명이다.
그에게 가족이 없는 건 아니다. 플레전트는 왜 가족이 있는데도 집에 가지 않을까.
플레전트의 동생은 이미 여러 차례 형에게 아버지와 함께 살 것을 제안했다고 했다. 친척들이 있는 텍사스에 살면 정부 지원 프로그램 혜택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플레전트는 가족들을 자신이 있는 구덩이 속으로 끌어내리고 싶지 않다고 했다.
플레전트의 사연은 트럼프 대통령이 노숙자를 거리에서 몰아내 시 외곽 임시 수용소로 옮기겠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숙자를 향해 “혐오스럽다” “망신이다” “위신을 떨어뜨린다”는 잇단 망언을 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광고 로드중
플레전트가 사는 LA 카운티는 급증하는 노숙자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1년 새 12%나 늘었다. 이에 대해 미 연방정부는 노숙자를 강제 이주시켜 문제를 해결하겠단 방침이지만, 시민단체들은 캘리포니아주의 높을대로 높아진 임대료가 빈곤층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