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허일(왼쪽)-LG 전민수.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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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서 대타의 역할은 승부처에서 분위기를 바꾸는 한 방이다.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가 벤치에서 대기하고 있다면 상대 배터리 입장에선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특히 팽팽한 승부처라면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시대가 바뀌면서 메이저리그(MLB) 14시즌 동안 때려난 97홈런 가운데 17개가 대타 홈런이었을 정도로 강력한 존재감을 뽐낸 존 반더월, 일본프로야구(NPB) ‘대타의 신’으로 불린 히야마 신지로(전 한신 타이거즈)와 같은 전문 대타요원의 개념은 점차 사라지고,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주축 선수가 대타로 들어서는 일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여전히 ‘강한 대타 카드’의 이미지를 지닌 이들은 존재한다. 올 시즌에는 롯데 자이언츠 허일(27)과 LG 트윈스 전민수(30)가 대표적이다. 대타로 나서 10개 이상의 안타를 때려낸 타자는 이들 둘뿐이다.
허일은 15일까지 올 시즌 대타 안타 1위(13안타)에 올라 있다. 총 33차례 대타로 나서 타율이 0.406(32타수13안타)에 달한다. 승부처인 7회 이후·2점차 이내일 때도 0.346(26타수9안타)의 고타율을 자랑했고, 2차례 결승타를 기록하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그만큼 결정적인 찬스에서 대타로 활용하기에 손색이 없다는 의미다. 허일은 “대타로 나갔을 때 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면 자리가 없으니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많이 생각한다”며 “일단 대타로 나서면 초구에 스윙을 하며 타이밍을 맞춰본다. 그렇게 준비하다 보니 결과가 잘 나오는 것 같다”고 비결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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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