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을 향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도와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연준이 트럼프 대통령의 ‘기준금리 인하’ 요구를 수용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더들리 전 총재는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은 미국과 세계경제, 연준의 독립성, 실업률·물가상승률 목표 달성에 위협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17년 1월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현재 선거운동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
더들리 전 총재는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 결정 이유로 ‘무역 갈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를 꼽은 사실을 들어 “연준의 이런 결정이 무역전쟁을 가속화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을 부추기고 경기침체 위험을 더 크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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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들리 전 총재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2009년 1월부터 뉴욕 연은 총재를 맡아 연준의 금리 결정 등 통화정책에 깊숙이 관여해온 인물이다. 뉴욕 연은 총재는 연준의 금리 결정 기구인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에 당연직 부의장으로 참여한다.
연준은 지난달 30~31일 열린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낮춰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를 수용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던 상황. 연준이 금리를 낮춘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 이후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파월 의장은 “우린 결코 정치적 고려를 하지 않는다”며 “그런 논의를 할 여지는 없다”는 입장을 내놨었다.
연준은 이날 더들리 전 총재의 기고문에 대해선 “연준의 정책 결정은 오직 헌법상 의무인 물가 안정과 최대고용에 의해서만 좌우된다”며 “정치적 고려는 절대 없다”고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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