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박민호-KT 김민혁-NC 김태진(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저마다 팀에 없어선 안 될 핵심 선수들로 거듭났다. 군 복무에 할애한 1년 9개월의 시간을 성실히 보낸 덕분이다. 2018년 9월 나란히 제대해 반전의 2019시즌을 쓰고 있는 박민호(27·SK 와이번스), 김민혁(24·KT 위즈), 김태진(24·NC 다이노스)의 이야기다.
‘투수 왕국’ SK의 필승조에 안착한 박민호는 상무 시절 투수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입대 전까지 소속팀에서 선발, 구원의 여러 직책을 오갔지만 상무에서 불펜 투수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2017년 33경기, 2018년 45경기를 소화하면서 그는 “내가 어떤 투수인지 알게 됐다”고 했다. 이때 연투, 몸 관리에 관한 노하우도 터득했다. 2018시즌 퓨처스리그 홀드왕(15홀드)을 차지한 것도 큰 동기부여가 됐다.
이를 바탕으로 올 시즌 SK 마운드 곳곳의 빈틈을 메우고 있다. 필승조 일원들이 휴식을 취할 때 그 역할을 대신하거나 선발 투수가 일찍 마운드를 내려왔을 때 롱 릴리프 역할을 수행하는 등 여러 상황에 맞춰 다양한 색깔을 낸다. 유연하게 모습을 바꿔가면서도 26일까지 평균자책점 2.38(38경기 41.2이닝)에 2승 4홀드를 기록했다. 묵묵히 궂은일을 맡아주는 박민호 덕분에 불펜 과부하에 대한 걱정이 없는 SK는 안정적으로 정규 시즌 우승을 향하고 있다.
NC 김태진은 경찰청에서 ‘멀티 플레이어’로 진화했다. 본래 내야수가 주 포지션이지만 경찰청에서 외야 수비를 익혀둔 것이 올 시즌 팀의 주전 멤버로 발돋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외야 공백의 핵심 대체 전력으로 떠오르면서 개인 한 시즌 최다 100경기에 출전할 기회를 받았고 풀타임 첫해 만에 타율 0.289 38득점 39타점의 성적을 내며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단연 돋보이는 활약으로 김태진은 올 시즌 정우영(LG 트윈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과 함께 신인왕 후보 대열에도 합류했다. 이에 김태진도 “군대에서 참 많은 시도를 해봤다.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고 추억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