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현 설치작품전 ‘#21’ 맞은편 세탁소 내외관 카피… 1.5평 공간에 ‘가짜 세탁소’ 조성
서울 용산구의 1.5평 윈도갤러리인 룬트갤러리에 있는 남다현 작가의 설치작품(왼쪽 사진)과 맞은편 실제 세탁소 내부. 남 작가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겉모습만 닮고 기능은 전혀 못 하는 가짜 세탁소를 만들었다. 룬트갤러리 제공
세탁소보다 좁은 공간 탓에 간판이 싹둑 잘린 것만 빼면, 재봉틀은 물론 머리 위에 걸린 옷가지, 파란 쓰레기통, 무심코 놓인 리모컨까지 그대로 재현했다. 지나가던 행인들이 똑같은 두 공간을 보고 어리둥절해하는 광경도 볼 수 있다. 실제로 ‘진짜’ 세탁소를 찾은 고객들이 “상도덕도 없이 바로 맞은편에 세탁소를 차리면 어떻게 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단다. 사실 이 ‘가짜 세탁소’는 남다현 작가(24)의 설치 작품이다. 세탁소 주소를 제목으로 한 그의 개인전 ‘#21(서울특별시 용산구 우사단로 10길 85-1)’이 룬트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남 작가는 과거에도 자신이 이해하지도 못하는 일본어 서적을 필사하고, 그림책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베끼는 작업을 해왔다. 그는 “내용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텍스트도 이미지처럼 복사했다”며 “이를 통해 언어의 구조나 상징의 무용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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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