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현의 Man IS]
전통적 아웃도어 소재와 아웃포켓 등을 활용했지만 톤다운된 색감을 활용해 캐주얼웨어 느낌을 준 노스페이스 제품. 업체 제공
최근 한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에 흥미로운 착장이 등장했다. 옷에 마스크와 모자가 달려 있고 겉주머니(아웃포켓)가 일반 옷에 비해 매우 많은 것이 특징이다. 마치 군에서 쓰는 탄띠나 낚시조끼 같은 모습이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이 패션 장르는 ‘어번테크웨어(Urban Tech Wear)’라고 부른다. 어번테크웨어는 소재나 디자인의 디테일 등에서 전통적인 캐주얼 의류와는 다른 형태를 띠는데 예술적 독특함과 기능성을 강조한 게 특징이다.
소재는 전통적인 면직이나 모직보다 고어텍스나 코듀라(일반적인 섬유보다 내구성이 강한 소재) 등 기능성 소재를 주로 활용한다. 옷에 테이프를 붙인 듯 섬유를 길게 덧댄 스카치 디테일 등을 활용한 게 특징이다. 평소에는 일반 원단과 겉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빛을 받으면 번쩍거린다. 이러한 소재는 주로 아웃도어 장르의 의류나 액세서리에 많이 쓰인다. 기능성 의류에 스트리트웨어 패션을 접목시킨 게 바로 어번테크웨어다.
아크테릭스의 베일런스 제품은 방수원단을 적용하고 포켓에 지퍼를 달아 실용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아웃도어 제품의 특성을 가졌지만 데일리 패션으로도 무리가 없다. 업체 제공
예술과 기술은 이율배반적 관계처럼 보이지만 광의적으로 ‘아트(ART)’의 어원에는 기술이라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기술의 지향점이 미적 영역까지 닿으면 예술로 승화될 수 있다. 어번테크웨어라는 장르가 최근 유행을 선도하는 것은 패션의 가장 1차원적인 개념인 ‘의(衣)’의 개념과 ‘예술’의 개념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데 있다.
낯선 모습도 여러 번 반복되면 익숙함이 되는 것처럼 어번테크웨어라는 패션 장르가 향후 시장성을 인정받아 패션 발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남동현 롯데백화점 남성패션담당 치프바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