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관선변호사 해고한 뒤 판사 말도 무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라 라고 사유지를 무단 침입한 혐의로 체포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한 중국 여성이 연방지법원의 재판정에서 잇따라 판사의 말을 무시하거나 엉뚱한 답변을 하는 등의 행동으로 재판부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장 울징(33)이란 이 여성은 관선변호사까지 해고하고 자신이 변론을 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면서 두 번째 열린 재판의 청문 과정에서 판사와 설전을 벌이는 등 화제가 되었다.
2주일 뒤에 열리는 최종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될 경우 그는 최고 6년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하지만 2회째 열린 20일(현지시간)의 공판에서 장은 연방지법원의 로이 앨트먼 판사가 “무지한 척 하면서 엉뚱한 답변을 하지 말고 관선변호사에게 협력해서 제대로 재판을 받으라”고 권하자 이를 다시 거부했다.
“나는 내가 영어와 중국어로 전달한 말의 내용을 당신이 충분히 알아들었다는 것을 안다. 그러면서 우리 재판부와 지금 게임을 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판사는 20분간의 인정 신문에서 중국어 통역사를 통해 장에게 말했다.
장은 마라라고 부근에서 체포된 뒤 비밀경호국 요원들에게는 수영을 하러왔다고 거짓말을 했고, 마라 라고의 직원에게는 유엔의 친선사절 만찬회가 있어서 왔는데 취소된 것 같다고 거짓말을 했다.
검찰은 장이 컴퓨터와 휴대전화기, 기타 전자 기기를 가지고 있었지만 스파이 혐의로 기소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첫 공판이 제대로 되지 않자 1주일 전에 20일로 2회 공판 날짜를 잡았지만 장의 비협조로 재판이 계속 헛돌고 있다고 호소했다. 재판에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아예 의자에 수갑을 차고 앉은 채 잠이 든 척 하기도 했다.
답변을 안하는 장을 대신해 판사는 배심원 재판을 결정했지만 그는 변호사 선임을 거부하면서 검사들이 그녀의 호텔방에서 옷가지를 가져다주는 등 골탕을 먹고 있다.
판사가 “무사히 출옥해서 귀가하고 중국으로 돌아가려면 좋은 변호사를 선임해야 된다”고 거듭 촉구했지만 장은 거절했고, 재판도 더 이상 받기 싫다며 막무가내로 그만하자고 해 이 날 판사는 휴정을 명령해야 했다.
【포트 로더데일( 미 플로리다주)= AP/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