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지 광주세계수영선수권 깜짝 銅 2012년 14세 출전, 26명중 최하위… 2016년 올림픽은 출전 좌절 시련 1m 스프링보드서 ‘오뚝이 재기’… 박태환 이후 세계선수권 첫 메달 “주종목 3m 스프링보드도 응원을”… 우하람, 1m 스프링보드 4위 선전
다이빙 새 역사 쓰며 ‘입수’ 한국의 김수지가 13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1m 스프링보드 결선에서 공중 연기를 펼치고 있다. 광주=뉴시스
어린 나이에 올림픽 무대를 밟으며 주목받았던 김수지는 3년 전인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는 출전도 하지 못했다. 플랫폼 종목과 스프링보드 종목을 함께 준비했지만 두 종목 모두 대표 선발전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렇게 김수지는 서서히 잊혀지는 존재가 되는 듯했다. 하지만 ‘긍정의 힘’이 그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항상 밝은 표정으로 묵묵히 훈련을 이겨내 온 김수지는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에서 한국 다이빙의 새 역사를 썼다.
김수지는 13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다이빙 여자 1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5차 시기 합계 257.20점으로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선물했다. 1위는 세계 다이빙 최강 중국의 천이원(285.45점), 2위는 미국의 세라 베이컨(262.00점). 우승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던 장야니(중국·251.95점)가 2차 시기 입수 실수로 일찌감치 메달 레이스에서 탈락한 가운데 김수지는 4차 시기까지 2위를 달렸다. 하지만 마지막 5차 시기에서 베이컨에게 역전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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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다이빙 사상 처음으로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김수지가 시상식에서 활짝 웃고 있다. 광주=뉴스1
런던 올림픽 직후부터 8년째 그를 지도하고 있는 권경민 코치는 “2016년 리우 대표팀 선발전 탈락 후 스프링보드에 집중하면서 실력이 크게 늘었다”며 “수지의 장점은 점프다. 유럽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언제나 밝은 수지는 올림픽에 못 간 충격도 잘 극복했다.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지적도 잘 받아들여 실력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김수지의 눈은 이미 2020년 도쿄 올림픽을 향해 있다. 그는 “18일 열리는 3m 스프링보드는 올림픽 정식 종목이다. (올림픽 정식 종목이 아닌) 1m와는 차원이 다르다. 잘하는 선수가 많지만 꼭 상위 12명이 오르는 결선에 진출해 올림픽 티켓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남자 다이빙의 간판 우하람은 14일 열린 남자 스프링보드 1m 결선에서 4위에 오르며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4차 시기까지 선두를 달린 우하람은 최종 6차 시기 합계 406.15점으로 3위 펑젠펑(중국·415.00점)에게 8.85점 차 역전을 당했다. 하지만 한국 남자 다이빙 역사상 세계선수권 최고 순위를 기록하며 남은 경기를 기대하게 했다.
광주=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