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동 초강력 인공근육 개발
미국 텍사스대 연구팀이 2014년 개발한 섬유 인공근육으로 바벨을 들어올리는 실험을 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이 인공근육을 개량해 들어올릴 수 있는 무게를 이전보다 9배 증가시켰다. 텍사스대 제공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근육은 시중에서 쉽게 구하는 값싼 재료를 활용하고도 기존에 개발된 인공근육보다 9배 높은 성능을 냈다. 끈을 덮은 재료에 따라 어떤 자극에 반응할지 결정할 수 있어 활용 범위가 넓다. 폴리우레탄을 재료로 쓰면 열 변화에 따라 반응하는 인공근육이, 탄소나노튜브로 덮어씌우면 전기 자극에 반응하는 인공근육이 된다. 김 교수는 “포도당에 반응하는 히드로겔을 개발해 포도당 농도에 따라 작동하는 인공근육도 개발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섬유를 꼬아 만드는 방식의 인공근육 기술이 가장 앞서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사이언스도 두 편의 논문을 더 실었다. 폴리나 아니키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연구팀은 두 종류의 고분자를 붙인 덩어리를 국수 뽑듯 가늘게 뽑아낸 섬유로 인공근육을 제작했다. 10배 이상의 늘어남도 견딜뿐더러 40도의 열만 가하면 두 고분자가 열에 늘어나는 정도가 달라 강하게 꼬이면서 자기 무게의 650배를 들 힘을 낸다. 진카이 위안 프랑스 국립과학원 연구원팀은 폴리비닐알코올(PVA) 섬유에 산화그래핀 조각을 5% 섞어 꼰 인공근육을 개발했다. 산화그래핀 조각이 인공근육의 탄성과 강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며 인간 근육 50배의 힘을 낸다.
형상기억합금은 인공근육 후보군 중 가장 강한 힘을 내고 가장 연구가 활발하다. 열을 가하면 원래의 형상으로 되돌아가는 성질이 있어 열에 반응하는 인공근육으로 사용된다. 제이미 백 스위스 로잔연방공대 교수는 형상기억합금 스프링으로 곤충처럼 걷기부터 멀리뛰기와 높이뛰기까지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10g 무게의 로봇을 개발했다고 이달 10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수신기, 센서, 형상기억합금을 가열할 장치를 장착한 가로세로 약 3cm의 기판 세 개를 스프링으로 이어 붙인 형태지만 걷고 기는 동작을 자유자재로 하다가 장애물을 만나면 최대 14cm 높이로 뛰어넘는다.
다만 인공근육은 이미 인간 근육보다 더 강한 힘을 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인간 근육과 같은 힘을 내기 위해서는 5배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 에너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게 극복해야 할 과제다.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shinj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