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교육’이 개발한 수학교육 AI, 취약점 파악해 효율적 공부법 제시 학생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확산… 전국 석차 분석해 학습 방향 지도 VR 교육 콘텐츠 개발도 활발
경기 수원시의 한 초등학교 5학년생 김모 양이 닥터매쓰 프로그램 문제를 풀어본 뒤 그 결과를 분석한 차트 보고서. 천재교육 제공
경기 수원의 한 초등학교 5학년 김모 양(12)이 25개 문제를 다 풀자 시험 결과에 대한 분석이 즉각 소개됐다. 김 양이 시험을 본 단원은 ‘공약수와 최대공약수’ 부문. 인터넷에 답을 입력하자 1초 만에 김 양의 학습 취약 영역과 학습 코칭 가이드 화면이 나타났다. 평가 결과를 토대로 향후 ‘자연수의 성질’ 부문이 따라가기 버거울 수도 있다는 안내도 나왔다. 김 양은 “막연히 공부할 때는 재미가 없었는데 어떻게 공부해야 효율적인지 알려주니까 점수를 더 많이 받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맞춤형 공부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교육업체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학생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학부모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취약 부분을 집중 공부해서 진로를 정해야 하는 학생들의 필요가 일선 학교에서는 충족되지 않고 있어서다.
닥터매쓰는 학생의 수학 과목 취약점을 파악해 가장 효율적인 공부법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8월 처음 서비스를 시작해 학교와 학원 수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닥터매쓰 홈페이지에서 풀고자 하는 영역을 설정하면 문제 10개가 자동 선별돼 뜬다. 문제를 다 풀면 가장 취약한 단원이 어디인지, 앞으로 어떤 부분에서 점수가 떨어질 수 있을지 등을 설명해주는 분석 보고서가 나타난다. 일종의 ‘AI 과외 교습’인 셈이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서 학생들이 가상현실(VR)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있다(왼쪽 사진). 초등학생들이 ‘내 아이 전국석차(내전석)’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해보고 있다. 천재교육 제공
내전석 프로그램은 문항반응이론(IRT)을 적용해 학생의 전국 석차를 분석해서 향후 공부 방향을 지도한다. 일종의 평가도구인 IRT는 학생이 푸는 각 문항의 특성을 뽑아낸다. 학생이 한 문항을 맞거나 틀리면 그에 맞춰 다음에는 어떤 문항을 풀어보게 해야 수준 파악에 효과적일지 확인해서 추가 문제를 제공한다.
이렇게 문제를 풀 때마다 맞춤형으로 다음 문제가 제공되기 때문에 학생의 수준을 효율적으로 점검할 수 있다. 평균 수준인 50% 난이도로 출발해 해당 문항을 맞추면 상위 25% 수준의 문제를 낸다. 이를 또 맞히면 상위 12.5%의 문제를 소개하는 식이다. 그때그때 변별력을 높여 가며 문제를 제공하기 때문에 많게는 7문제, 적게는 5문제만 풀어도 자신의 전국 석차를 파악할 수 있다. 통상 개별 전국 석차를 알기 위해서는 20∼30개 문제를 풀어야 한다.
대체로 VR 기기는 비싸다는 약점이 있다. 시중 유통되는 기기 ‘오큘러스 고(Oculus Go)’는 20만 원대 중반이라 부담이 크다. eduXR는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컴퓨터나 휴대전화, 태블릿PC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교사가 ‘클래스룸(Classroom)’이라는 VR 플랫폼에 접속해 콘텐츠를 올리면 학생들은 휴대전화를 통해 체험할 수 있다.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개발은 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환 천재교육 IT본부장은 “‘어렵다’, ‘쉽다’ 같은 학생의 생각을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을 가져야 해결책도 제시해줄 수 있다”며 “AI는 이런 관심을 기반으로 솔루션을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미래 교육의 대안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