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공급 늘며 4년새 60% 하락… 재배 포기하고 이민대열 합류” 美, 중미 3개국에 원조 중단
글로벌 커피 원두 가격 급락이 불법 이민자들을 미국 국경으로 내몰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연일 강경한 이민 정책을 쏟아내는 가운데 주요 원두 산지인 중미 국가들에 대한 미 국무부의 원조 중단 방침이 나오자 “오히려 불법 이민자를 늘어나게 할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중미 국가들에서 미국행 불법 이민자가 급증하는 이유는 커피 원두 가격의 폭락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대표적인 원두 생산지인 과테말라 서부 지역에선 2015년 기준 파운드당 2.20달러에 거래됐지만 올해 약 60% 하락한 0.8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원두 가격이 재배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반면 스타벅스 등 세계적인 커피 회사들은 원두 가격 폭락과 커피의 대중화로 호황을 누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런 어려움을 겪는 원두 생산자가 대거 미국 이민 행렬에 뛰어들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부 장관은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등에서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넘어가는 가족이민 급증은 중앙아메리카의 커피 재배 지역에서 발생한 문제로 설명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미 국경을 넘다 체포된 과테말라인만 21만1000명에 달한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