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팀’의 힘으로 기적 쓴다…16일 오전 우크라이나와 결승전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결승 진출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쓴 U-20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4일 오전(한국시간) 폴란드 우치 훈련장에서 회복 훈련을 하고 있다. 정정용호는 오는 16일 폴란드 우치에서 우크라이나와 우승컵을 두고 결전을 치른다. © News1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힘을 응축해 단기간에 쏟아내야 하는데, 그 안에서 누군가가 불만을 표출하는 등 내부 균열이 생기면 아무래도 배가 흔들리거나 산으로 갈 확률이 높다.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결승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한 정정용호의 원동력은 ‘원팀’이라는 게 대표팀 안팎의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많이 전달되고 있다. 그 ‘하나’ 속에는 이강인이나 이광연이나 조영욱이나 최준만 있는 게 아니다.
오는 16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2019 FIFA U-20 월드컵’ 결승전을 치르는 한국 대표팀이 결전의 땅 우치에서 첫 훈련을 실시했다. 13일 오후 루블린에서 우치로 이동해 휴식을 취한 대표팀은 14일 오전 회복훈련을 통해 마지막 도전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힘이 들 법도 한 상황이지만 훈련장 분위기는 시종일관 밝았다. 에콰도르와의 준결승에서 오랜만에 선발 기회를 잡고 출전해 승리에 기여한 미드필더 고재현은 취재진과의 대화에서 “팀 분위기는 당연히 좋다. 자신감도 최고조에 이르렀다”면서 “준비만 잘하면 결승전에서도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당당한 각오를 피력했다.
조별리그 1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던 고재현은 에콰도르전에서야 다시 선발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출전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된 상황에서 누군가는 희생을 해야 한다. 일생일대 다시 올 수 없는 ‘U-20 월드컵 결승전’ 때도 필드를 밟을 수 있는 인원은 선발 11명과 교체 3명까지 단 14명뿐이다. 다른 9명은 벤치에서 응원해야한다.
그러나 14명만큼 9명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래서 정정용호에는 ‘특공대’가 있다. 고재현은 “감독님께서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들을 향해 ‘벤치에 있는 너희들이 특공대다. 너희들이 잘 준비해야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고 항상 강조하신다”고 말한 뒤 “선수마다 각자 해야 할 역할이 있다. 만약 못 뛰더라도, 필드에 있는 친구들이 한발 더 뛸 수 있게 밖에서 파이팅이라도 외쳐야한다고 말씀하신다”고 내부 분위기를 설명했다.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결승 진출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쓴 U-20 축구대표팀의 이강인 선수가 14일 오전(한국시간) 폴란드 우치 훈련장에서 회복 훈련을 하고 있다. 정정용호는 오는 16일 폴란드 우치에서 우크라이나와 우승컵을 두고 결전을 치른다. © News1
에콰도르전에서 대회 첫 출전의 기쁨을 누린 김세윤도 비슷한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4강전을 회상하며 “감독님이 선발로 기회를 주신 만큼 팀에 당연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는데 승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면서 “그동안 출전 기회가 없었기에 뒤에서 더 열심히 운동했다. 감독님이 한발 더 뛰어줘야 한다고 말씀하셨고, 동료들을 위해서도 그렇게 했다”는 말로 지금껏 준비한 것을 다 쏟아냈다는 뜻을 밝혔다.
특공대나 응원단과 관련해 김세윤 “난 (특공)대장이나 (응원)단장은 아니지만 친구들이 그런 것을 할 때마다 뒤에서 도와준다”며 웃은 뒤 “감독님께서 항상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너희들이 더 중요하다’고 말씀하신다. 그런 말씀 덕분에 더 하나로 뭉치게 되는 것 같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축구는 대표적인 단체스포츠다. 혼자서 경기를 좌지우지하기는 너무 힘들다. 거의 모든 지도자들이 ‘원팀’을 강조하는 이유다. ‘원팀’을 말하지 않는 감독은 없으나 실제 ‘원팀’을 보는 것은 또 쉽지 않다. 그 어려운 일을 정정용호가 해주고 있다. 이 팀에는 이강인도 있고 오세훈도 있고 특공대도 있고 응원단도 있다.
(우치(폴란드)=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