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형사 재판 증인 출석 앞서 검시보고서 등 공개 목격담, 전일빌딩 탄흔 등 토대로 헬기사격 입증 강조
광고 로드중
정수만(73) 전 5·18 민주유공자 유족회장은 10일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사격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가해자들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5·18 기록자, 걸어다니는 5·18백서’로 불리는 정 전 회장은 이날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전두환씨 형사재판에 헬기 사격 증인으로 출석하기에 앞서 이 같이 밝혔다.
정 전 회장은 헬기사격 목격담, 각종 군 기록물, 전일빌딩에 남겨진 탄흔 등을 근거로 헬기사격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광고 로드중
1980년 5월21일 오후 2시 광주 남동 광천주조장 앞에서 숨진 채 발견된 홍인표(1980년 당시 19세)씨의 검시보고서에는 ‘좌측 전두골 함몰 복잡골절’이라고 명시돼 있다.
정 전 회장은 “당시 남동 쪽에 계엄군이 없었는데 홍씨가 숨졌고, 사인 또한 총상이 아닌 타박사로 기록돼 있다. 모든 정황을 고려했을 때 총상이 분명하고, 검시보고서가 왜곡됐을 가능성이 있다. 헬기 사격에 따른 사망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1980년 5월20일~27일 계엄사령부 황영시 부사령관과 육군본부 작전참모부장 김재명 등의 헬기 사격 명령 기록 ▲1980년 5월27일 1항공여단 상황일지에 ‘05:10(시간) 광주 완전 점령, 전과 폭도사살 2명’이라고 적힌 기록 ▲계엄사령부가 ‘헬기작전계획 실시지침’을 전투병과교육사령부에 전달한 기록 ▲전일빌딩 10층서 발견된 헬기 사격 탄흔(193개) 감정 결과 등도 헬기 사격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헬기 사격 지침과 명령이 이뤄진 것은 군 기록과 수차례 정부기관 조사에서 밝혀진 사실”이라며 “군은 절대 명령을 어기지 않는다. (전두환 신군부 세력이)이제는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광고 로드중
이날 재판에는 정 전 회장을 비롯해 39년 전 광주의 참상을 목격한 시민 6명이 증언대에 선다.
5·18 당시 남동생을 잃은 정 전 회장은 1980년대 중반부터 국회와 정부기록물보관소·육군본부·검찰·경찰·국군통합병원·기무사·해외 대학 등지를 다니며 30여만쪽 이상의 5·18 자료를 수집하는 등 관련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전두환씨는 2017년 4월에 발간한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라고 주장, 고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해 5월3일 형사재판에 넘겨졌다.
【광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