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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의 애도…‘유람선 참사’ 강변엔 추모의 촛불

입력 | 2019-05-31 08:56:00

허블레아니호 침몰…여전히 19명 못찾아
현지 시간은 자정 넘어 수색 작업도 중단
현지 시민들 "오늘은 너무나 슬픈날이다"
강주변엔 추모의 꽃다발과 애도의 촛불




“그날도 빛나는 밤이었는데….”

30일(현지시간) 자정께 찾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머르기트 다리 인근은 수색작업마저 한 숨 돌린 듯 고요한 채였다. 한국인 여행객들이 탄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침몰한 지 약 하루 만이다.

군함정 한 척만 강 위에 우뚝 서 있는 가운데 다뉴브 강변을 따라 간간이 보이는 한국 취재진 사이로 한국인 못지 않게 간절한 눈빛으로 두 손 모아 강을 바라보는 헝가리인들이 있었다.

대학생 베티과 아네도 그 중 하나다. 며칠 째 내리던 비는 그쳤지만 여전히 강한 바람에 꺼지고 있는 추모의 촛불에 하나하나 불을 붙이는 중이었다. “부다페스트의 밤은 늘 아름답지만, 오늘은 슬프네요.”

허블레아니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장소 인근엔 “너무 아름다워서 ‘뷰다페스트(뷰티풀과 부다페스트의 합성어)’라고 불린다”(베티)는 헝가리를 찾아 참변을 당한 한국인을 향한 위로의 꽃길이 깔렸다.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나온 한 여성은 꽃 한 송이를 내려놓고 촛불로 십자가를 그리기도 했다.

전날 오후 9시께(한국시간 30일 오전 4시) 35명의 탑승객과 선원을 태운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호가 뒤를 들이받은 크루즈선과 충돌하면서 침몰했다.
이 중 한국인은 단체여행객 33명과 인솔자 1명으로 파악됐다. 외교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한국인 7명이 사망, 7명이 생존했고, 19명은 찾지 못하고 있다.

소식을 접한 피해 가족 일부는 인천공항을 출발해 현지로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31일(한국시간) 새벽 1시15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카타르 도하를 거쳐 부다페스트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31일(현지시간) 오전에는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현장을 찾을 예정이다. 헝가리 현지에 외교부, 소방청, 해군 등이 참여하는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도 급파됐다.

이번 여행상품을 판매한 여행사 ‘참좋은여행’에서도 현지에 대책반을 구성했다. 30일(현지시간) 오후 8시께 부다페스트에 도착한 여행사 대책반은 현장과 대사관을 방문한 후 피해 가족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부다페스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