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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디지털 시대… 과학기술 이용, 기업이 앞장선다

입력 | 2019-05-24 03:00:00


SK텔레콤의 티움모바일에서 아이들이 VR열기구를 이용해 미래 IoT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디지털’이라는 키워드를 기본으로 한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일상에서 디지털 기술을 단순 활용하고 적합한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는 것, 온라인에서 필요한 정보를 취득하는 것 이상의 능력을 요구한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삶을 더욱 윤택하고 편리하게 만드는 능력, 본인의 문제 해결을 위한 디지털 정보 및 도구를 스스로 찾아내 활용할 수 있는 능력, 온라인 정보에 일방적으로 의존하는 것을 넘어 유의미한 정보를 분별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인 ‘디지털 리터러시’가 필요하다. 폴 길스터는 1997년에 발간한 ‘디지털 리터러시’에서 ‘디지털 리터러시’의 개념을 ‘온라인을 통해 찾은 것을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 ‘디지털 기술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능력’ 및 ‘미디어 메시지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하였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16년 1월 발간한 보고서 ‘The Future of Jobs’에서 4차 산업혁명을 ‘디지털 혁명에 기반하여 물리적, 생물학적 공간의 경계가 희석되는 기술 융합의 시대’로 정의하며 ‘디지털 리터러시’가 미래의 핵심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와 질서를 이해하고 대비하는 데 필수적인 능력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 모든 이가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추고 과학 기술의 편리함과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 기기와 정보의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과 이러한 서비스의 혜택을 누릴 만큼 여유롭지 못한 이들에게는 오히려 불편함과 상대적 박탈감을 가져다 준다. 노년층과 농어민, 장애인과 저소득층은 나이와 지역, 경제적 여건과 장애에 따른 생활, 문화, 교육 수준의 격차로 인해 디지털 정보 활용도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이들에 대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과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디지털 정보 격차 좁히기 위한 전 세계의 움직임

한국수력원자력의 아톰공학교실에서 아이들에게 다양한 공학기술 체험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2010년부터 매년 ‘모든 유럽인을 디지털로 만든다’는 목표로 ‘올 디지털 위크(All Digital Week)’라는 디지털 역량 강화 캠페인을 벌여 어린아이, 학생, 주부,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워크숍, 교육,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 캠페인의 취지는 단순히 컴퓨터와 인터넷, 스마트폰 활용 스킬의 향상뿐 아니라 가짜 뉴스와 증오 발언, 디지털 기술의 오·남용 등으로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디지털 정보에 대한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고 디지털 기술에 대한 올바른 신뢰체계를 구축하는 ‘디지털 리터러시’ 함양에 있다.

구글의 ‘러닝 이퀄리티(Learning Equality)’는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학생들을 위한 오프라인 디지털 콘텐츠 사용 교육 프로그램으로서 400만 명 이상의 학습자에게 9000개 이상의 교육 비디오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2019년까지 5000만 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 에스에이피의 ‘코드 위크(Code Week)’는 소외계층에 대한 정보기술(IT) 교육 환경을 마련하여 정보 격차와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018년에는 아프리카 36개국에서 60만 명이 참가, 5000개 이상의 워크숍이 개최됐으며, 유럽 22개국의 513개 도시와 마을에서는 1100개의 행사가 개최되어 5만2000명이 참가했다.

국내외 농산어촌, 저소득층 등 과학기술 소외지역·계층을 찾아가는 기업의 교육지원


국내 기업들도 기업이 보유한 역량을 활용해 소외계층의 과학기술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디지털 리터러시를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 스쿨’은 2012년부터 정보 접근성이 낮고 디지털 교육이 어려운 전국 농어촌 초·중학교 등 160여 학급에 첨단 교실을 지원하고 있다. SK텔레콤의 ‘티움(T.um) 모바일’은 2014년부터 연평도, 해남 등의 국내 농어촌 지역, 디지털 정보화가 낙후된 페루 등 국내외 39곳을 직접 찾아가 ICT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08년 1호점 경북 김천 임마누엘 영유아원을 시작으로 국내외 51개의 아동복지시설에 ‘IT발전소’를 지원하였으며, KT의 ‘IT 서포터즈’는 2007년 출범 이후 농어민, 저소득층, 다문화 아동 등 340만 명 이상에게 IT 지식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아톰공학교실’을 통해 농어촌학교 학생들에게 과학 및 공학 기술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체험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LG전자는 교육 인프라가 취약한 에티오피아 청년을 위한 ‘LG-KOICA 희망직업훈련학교’를 열고 IT직업훈련 교육을 통해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KT의 IT서포터즈는 학생들에게 소프트웨어 진로체험 교실을 통해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IT지식 나눔활동을 하고 있다.


장애인에게도 공평한 디지털 세상을 만드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기업들은 또한 ICT 기술을 활용하여 장애인들의 생활 불편을 덜어줄 뿐 아니라, 장애 청소년들이 과학기술의 원리를 직접 체험하고 배워 진로 탐색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경연대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장애인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LG전자의 ‘글로벌 장애청소년 IT 챌린지’, SK텔레콤의 ‘장애청소년 ICT 메이커톤 대회’가 대표적인 사례다. 발달장애인의 의사소통을 돕는 엔씨문화재단의 ‘나의 AAC’, 청각장애인이 보다 쉽게 정보를 접할 수 있는 CJ헬로의 ‘수어영상도서관’, ICT기술 지원으로 장애인의 영농활동을 돕는 KT의 ‘장애인 스마트팜’, 청각장애 학생들의 등하교 버스 개선 프로그램인 현대자동차그룹의 ‘재잘재잘 스쿨버스’는 기업이 보유한 과학기술 역량이 장애인들의 생활 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 대표적 사회공헌활동이다.

사회문제 해결까지 넓혀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빠르게 증가하는 고령인구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첨단 과학·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하여 사회공헌사업을 전개하는 경우도 있다. LG유플러스에서는 홀몸노인의 사회 안전망 구축을 지원하는 ‘독거노인IoT, 에너지미터 보급 사업’을 펼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어르신들의 외로움 경감과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을 주는 ‘실버프렌드’ 사업을 하고 있으며, 치매 어르신의 실종 방지를 위한 ‘행복GPS’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기업이 제공하는 이러한 서비스는 홀몸노인이 처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 상황을 조기에 감지하여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하고,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등 부가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이처럼 과학기술 역량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은 농어민, 장애인, 노년층, 기초생활수급자와 저소득층 자녀 등 정보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각 계층에 필요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보급 지원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치며 소외계층의 ‘과학기술 활용 소양 및 디지털 리터러시’ 격차를 줄이기 위한 사회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소외계층의 디지털 정보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의 활동들을 돕고자 하는 움직임은 공공영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과학기술 분야의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보다 활성화하기 위한 컨설팅·연구, 우수사례 발굴 및 홍보·확산 사업을 작년에 시범적으로 운영하였으며, 올해에도 기업의 대내외 필요에 맞춘 지원 방안을 꾸준히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사회의 다양한 기관에서 과학기술 활용에 대한 불평등 및 소양의 격차 등이 초래하는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우리 사회의 디지털 사각지대를 찾아내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쳐 나간다면 빠르게 급변하는 기술 변혁의 시대에 전 국민이 평등하게 디지털 정보와 과학기술을 향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정보 격차가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국가 성장 기반을 다지는 것이며, 과학기술 기반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조건이다.

공동기획=한국과학창의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