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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주권 행사 활성화” 5%룰 완화 착수

입력 | 2019-05-21 03:00:00

금융위 “지배구조 외 자유롭게 허용” 재계 “국민연금 통한 시장개입 의혹”




정부가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른바 ‘5% 룰’(대량보유 공시제도) 완화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5% 룰’은 상장사의 지분을 5% 이상 가진 투자자가 지분 변동이 있을 때 5일 이내에 지분 보유 목적과 변동 사항, 사유 등을 공시하도록 한 규정이다. 재계는 국민연금의 경영 간섭이 확대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0일 금융연구원이 주최한 ‘기관투자가의 주주활동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방안’ 공청회에 참석해 “이제 시대 변화를 반영해 5% 룰을 합리적으로 개선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이날 금융연구원이 발표한 개선 방안의 핵심은 5% 룰을 적용받는 주주권 행사의 범위를 구체화하는 것이다. 회사 지배구조에 변경을 가져올 수 있는 중대 사안에 대해서만 5% 룰을 적용하고 그 외에는 주주권 행사를 자유롭게 허용하자는 뜻이다. 금융연구원이 제시한 중대 사안은 △주주 제안 △주주총회 소집 청구 △위임장 대결 등이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이 3월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연임에 반대한 경우 이는 주주제안에 해당돼 5% 룰을 그대로 적용받는다. 다만 사외이사 추천, 위법 행위 이사진 해임 청구, 공개서한 발표 같은 행위는 5% 룰을 적용받지 않는다.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당한 주주권 행사라는 이유다.

하지만 5% 룰 적용 범위에 대한 기준이 여전히 모호해 논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5% 룰을 적용하는 ‘기업 지배구조에 영향을 끼치는 중대 사안’과 적용 예외가 인정되는 ‘기업 가치 제고’의 영역이 상당 부분 겹칠 수 있다. 재계도 즉각 반발했다. 정우용 한국상장사협의회 전무는 이날 공청회에서 “국민연금이 우리 자본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5% 룰 완화 목적이) 자본시장 개입이라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며 “기관투자가의 주주활동 활성화 방안이 너무 한꺼번에 몰아쳐 버겁다”고 토로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