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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걱정 줄이기, ‘검투사헬멧’ 말고도 많아요

입력 | 2019-05-15 03:00:00

네손가락 붙은 박해민 ‘엄지장갑’ “도루 때 안전한 슬라이딩” 인기
키움 장영석 ‘도끼자루 배트’도 손목 충격 완화-발사각 교정 효과




‘엄지장갑’을 낀 박해민(왼쪽 사진)과 ‘도끼자루 배트’.

KT의 간판타자 강백호(20)는 11일 가슴 철렁하는 일을 겪었다.

6회말 1사 1루, 타석에 선 그가 상대 투수 요키시(30·키움)가 던진 시속 139km짜리 투심 패스트볼에 머리를 맞았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얼굴 쪽이었기에 더 위험했고, 의도하지 않은 공이 타자의 얼굴을 강타하자 요키시도 놀라서 글러브로 얼굴을 감싸고 주저앉았다.

하지만 얼굴까지 보호하는 일명 ‘검투사헬멧’ 덕에 강백호는 가벼운 찰과상 외에 큰 부상을 면했다. 교체돼 더그아웃에서 아이싱을 한 강백호는 이튿날 별일 없다는 듯 경기에 나섰다. 경기 전 다시 사과하러 그를 찾아온 요키시에게 “젊어서 괜찮다”는 농담을 건넨 강백호는 이날 결승타로 팀 승리도 이끌었다.

검투사헬멧처럼 최근 눈길을 끌고 있는 용품들이 있다. 1루를 밟은 주자들이 도루를 하기 위해 쓰는 ‘엄지장갑’도 인기다. 엄지를 제외한 손가락 부분이 모두 붙어 있고 손등에 보호대를 덧댄 엄지장갑은 도루를 시도하는 주자들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할 때 베이스에 손가락이 꺾이거나 수비수의 날카로운 스파이크(신발)에 손을 밟혀 생길 수 있는 부상을 최소화해 주려는 용도로 쓰인다. 2014년 한국시리즈에서 도루를 하다 손가락 부상을 당한 박해민(29·삼성)이 끼고 등장한 뒤 이후 ‘도루왕’ 타이틀을 연속 수상하며 엄지장갑은 발이 빠르다는 주자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일명 ‘도끼자루 배트’도 키움 장영석(29)을 계기로 눈길을 끌고 있다. 올 시즌부터 장영석은 둥글고 평평한 노브(배트 손잡이 끝) 모양의 일반 배트와 달리 약 30도 기울어져 있는 비대칭 모양의 노브가 달린 배트를 사용한다. 그립감을 좋게 해 손목 부상을 막고 발사 각도를 교정해 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약 10년 전부터 타격 폼 교정 등을 목적으로 미국의 몇몇 배트 제조사에서 아마추어용 알루미늄 배트를 대상으로 도끼자루(AXE), 부채꼴(매팅리) 등 손잡이 부분이 특이한 배트를 출시했는데, 시간이 지나며 메이저리그(MLB) 등 프로무대에서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KBO리그에서는 장영석이 유일하다. 하지만 데뷔 후 9년 동안 무명에 그쳤던 그가 이대호(37·롯데), 페르난데스(31·두산) 등과 함께 타점왕 경쟁을 벌이며 ‘장영석 배트’도 주목받고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