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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사찰’ 무혐의 결론…‘환경부 블랙리스트’ 김은경-신미숙 기소

입력 | 2019-04-25 10:07:00


검찰이 청와대 특별감찰반(특감반) 관련 민간인 사찰 의혹과 관련한 모든 혐의를 무혐의 처분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주진우)는 청와대 특감반 관련 민간인 사찰 의혹(직권남용) 외 ▲청와대의 비위첩보 묵살(직권남용) ▲박형철 비서관의 첩보누설 및 첩보수집 중단 지시(공무상비밀누설, 직권남용 등) ▲외교부 및 기재부 공무원에 대한 휴대전화 불법감찰에 대해 전부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고 25일 밝혔다.

청와대 특감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은 2017년 7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특감반이 김태우 전 수사관으로 하여금 코리아나호텔 사장 등 순수 민간인 첩보 16건을 수집하도록 한 직권남용 혐의다.

검찰은 이에 대해 “문건들 대부분이 김 전 수사관이 이인걸 전 특감반장의 지시 없이 정보원으로부터 우연히 들어 수집한 정보로 상부 지시라는 인과관계를 알기 어렵다”며 “내용도 가치가 떨어지고 첩보 규칙성 등도 찾을 수 없어 부정한 목적으로 특정인을 사찰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고 밝혔다.

또 청와대의 비위첩보 묵살 의혹의 경우 “첩보는 인사검증실에 전달돼 자료로 활용됐고, 첩보에 대한 수사 결정은 그 신빙성이나 수사 필요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직무유기 혐의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박 비서관이 친분 있는 차장검사의 비위 의혹 첩보를 듣고 당사자에게 알렸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해당 첩보내용은 근거가 부족한 사실무근의 첩보로 비밀로 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특감반원이 2017년 12월과 2018년 5월 외교부 및 기재부 공무원들의 휴대전화를 받아 감찰했다는 의혹은 “당시 한미연합훈련 외교정보 유출, KT&G 문건 유출 등으로 업무 담당자의 휴대전화를 감찰할 필요가 있었고 임의제출동의서를 받았기 때문에 불법감찰 정황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한 ▲김 전 수사관에 대한 휴대전화 불법감찰(직권남용) ▲드루킹 제출 USB 내용 파악 지시 ▲환경부 장관 관련 국립공원위원회 동향 파악 지시(이상 직권남용)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김 전 수사관 휴대전화를 불법 감찰해 나왔다고 한 내용들은 이미 발각됐던 사실”이라면서 “드루킹 제출과 관련해 이 전 특검반장이 특검 수사에 개입한 정황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환경부 장관 관련 국립공원위원회 동향 파악 지시 의혹은 “환경부 장관은 특감반 감찰 대상인 고위공직자고, 당시 불거진 흑산도 공원 건은 환경부 장관의 강행처리 등으로 이미 공론화가 돼 사실관계 확인 차원의 감찰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청와대 민간인 사찰 의혹과 관련해 고발당한 조국 민정수석 등 고위 공직자는 소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특감반장이 첩보 수집과 수집된 첩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김 전 수사관의 활동에 대해 적극 지시했다는 것이 발견되지 않았다. 더 상급자로 나아가 소환조사할 만한 필요성이 없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일명 ‘환경부 블랙리스트’ 관여 의혹을 받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과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에 대해서는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 전 장관과 신 전 비서관은 2017년 12월~2018년 1월 환경부 공무원으로 하여금 전 정권에서 임명된 산하 공공기관 임원 15명에 대한 사표 제출을 요구하도록 하고, 이에 환경공단 이사장 등 임원 13명이 사표를 제출하도록 한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또 2018년 7월 청와대가 추천한 후보자인 환경공단 상임감사 후보가 서류심사에서 탈락하자, 이후 면접심사에서 ‘적격자 없음 처리 및 재공모 실시’ 의결이 이뤄지도록 조치한 혐의도 있다.

또한 당시 탈락한 후보가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이 지배주주로 있는 유관기관 회사 대표 자리를 희망하자, 위 공공기관 임원들로 하여금 해당 대표를 임명하도록 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신 전 비서관에게는 청와대 추천 후보가 탈락한 뒤 환경부 운영지원과장에게 ‘깊은 사죄, 어떤 책임과 처벌도 감수, 재발방지’라는 취지의 소명서를 작성하게 한 강요 혐의도 적용됐다고 검찰은 전했다.

김 전 장관의 경우 환경공단 상임감사가 사표 제출을 거부하자 이를 압박하기 위해 해당 감사를 표적감사한 직권남용 및 강요 혐의, 청와대 추천 인사 서류 심사 탈락과 관계된 환경부 운영지원과장을 문책성 전보한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역시 김 전 수사관의 폭로로 불거졌다.

김 전 수사관은 지난해 12월 “특감반 근무 당시 환경부에서 8개 산하기관 임원 24명의 임기와 사표 제출 여부가 담긴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 사퇴 동향’ 문건을 받아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문건에는 환경부 산하 기관 8곳의 이사장과 사장, 원장, 이사 등 임원들의 임기와 사표 제출 여부뿐 아니라 ‘현정부 임명’, ‘새누리당 출신’ 등 거취가 담겨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유한국당은 같은 달 환경부가 ‘문재인 캠프’ 낙하산 인사를 위해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 등 관련 동향 문건을 작성한 의혹과 관련해 김 전 장관 등 관계자 5명을 고발했다.

한편 김 전 수사관은 이날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 “불이익을 면하려면 검사가 기소할 수 있을 정도로, 법원이 유죄판결을 선고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증거를 수집해 폭로해야 할 것”이라며 “이제 어느 누가 공익제보를 하려고 나설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