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 등 독립운동가 7인 잠든 곳 운동장 보존하되 기념시설 설치, 접근 쉽게 해 일상 추모공간으로
효창공원 조감도.
서울시와 국가보훈처, 문화재청, 용산구는 10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백범김구기념관에서 효창공원 구상안을 발표하며 “2024년까지 효창공원을 독일 베를린 ‘홀로코스트 추모공원’처럼 일상 속 추모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효창공원에는 백범과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의사, 상하이임시정부 주축인 이동녕 차리석 조성환 선생 등 독립운동가 7인의 묘역이 있다. 애초 이 공원에 독립운동가 묘역을 조성한 사람이 백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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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여건을 감안해 효창공원 구상안은 개방성을 핵심으로 한다. 공원 주변에 걷기 편한 길을 조성하고 펜스를 없애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효창운동장도 개방성에 초점을 두고 개조한다. 축구 경기장은 그대로 두되 관람석과 트랙 등 주변 시설은 없애고 잔디를 깐 공원 경사지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형태로 바뀐다. 오승민 서울시 공공개발기획단 개발정책팀장은 “청소년들이 축구도 하고 독립운동 전시도 보는 식의 연계된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현재의 관람석 아래쪽 공간에는 독립운동가와 한국축구사 관련 전시실이 함께 들어선다. 지하에는 주차장이 마련된다.
그동안 효창운동장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보훈계 인사들에 맞서 축구계 인사들은 1960년 2회 아시안컵이 열리는 등 효창운동장이 한국 축구 발전의 초석이었다는 점을 내세워 보존을 주장해왔다. 양측이 운동장 활용 방안을 두고 절충점을 찾은 것이 효창공원 미래 구상을 완성하는 데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 공원 주변에 이봉창의사기념관과 손기정체육공원까지 생기면 더 많은 사람이 효창공원을 찾는 효과를 낼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하고 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