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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매치②] SBS ‘열혈사제’ 김남길·김성균…유쾌·상쾌·통쾌

입력 | 2019-04-05 06:57:00

사진제공|삼화네트웍스


다혈질 신부 김남길 vs 비리 경찰 김성균
환상 코믹 호흡…‘팝콘 드라마’ 장르 완성


현실이 더 드라마 같은 세상이다. 최근 안방극장은 사회 비리를 고발하고 정의를 구현하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사실감 넘치는 내용이 안겨주는 카타르시스에 시청자는 새삼 현실을 일깨우며 무릎을 탁 치곤 한다. 현재 인기리에 방송 중인 KBS 2TV ‘닥터 프리즈너’, SBS ‘열혈사제’, tvN ‘자백’이 답답한 시청자의 마음을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뚫어주는 무대다. 각양각색의 매력에 주인공들의 열연까지 더해 보는 재미를 높인다.

지금까지 이런 신부와 경찰은 없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분노하는 다혈질 신부와 온갖 부정부패를 모른 척 눈감아주는 경찰. 두 남자의 ‘잘못된 만남’에 시청자들은 열광한다.

아버지처럼 따르던 신부가 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의문의 죽음을 맞자 그 억울함을 풀기 위해 ‘아들’ 신부는 기꺼이 자신의 몸을 내던진다. 극중 다혈질 신부 김해일 역을 맡은 김남길은 검은색 수단을 휘날리며 가상의 도시인 구담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막강한 전투력을 과시한다. 전직 국가정보원 대테러 요원 출신이라 시원한 돌려차기나 17:1의 몸싸움도 끄떡없다.

이와 달리 공동체의 안녕과 질서의 수호자여야 할 경찰관, 김성균은 온갖 범죄를 저지르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기득권 세력의 수족 노릇을 한다. 범죄 카르텔 앞에서 말 한 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고 무력해지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실망하면서도 그가 조만간 각성하고 대반전을 이뤄낼 것을 기대한다.

이런 두 사람이 점점 서로에 기대 공조해가면서 시청률 수치는 올라가고, 만나기만 하면 삐거덕거리던 호흡도 환상적으로 맞아간다.

특히 드라마는 비리의 온상인 범죄 집단과 대결하기 위해 마냥 어둡고 무겁게 이야기를 풀어가기보다는 코미디 영화를 보듯 넘쳐나는 웃음거리를 선사한다. 수시로 펼쳐지는 코믹한 설정과 연기자들의 과도한 몸짓이 때로는 실소를 자아내기도 하지만, 제작진은 “누워 팝콘을 먹으며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 한 편을 만들어내고 있다. 배배 꼬인 갖은 설정과 장치의 실타래를 풀기 위해 머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안 그래도 복잡하고 머리 아픈 세상, 드라마까지 심각할 필요가 있느냐는 제작진의 의도가 속이 뻥 뚫릴 만한 통쾌함과 웃음을 선사하고 있는 셈이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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