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등 세계 3대社 안 팔린 물량 1년새 68% 급증 경기침체에 기업들 구매 미룬 탓… 공급 넘쳐 가격인하 기대도 한몫 감산땐 점유율 하락 우려 ‘딜레마’
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반도체 재고자산은 2017년 대비 83% 증가한 12조7630억 원,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67% 증가한 4조4227억 원에 이르렀다. 또 마이크론의 2019 회계연도 2분기(2018년 12월∼2019년 2월) 말 재고자산도 1년 전보다 38% 증가한 43억9000만 달러(약 5조46억 원)에 달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재고자산 합계는 22조1903억 원으로 1년 전 13조2384억 원에 비해 68% 급증한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79%, D램 시장으로 좁히면 96%를 과점하는 세 회사의 재고 급증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갑작스레 시황이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상반기까지의 수요 증가에 맞춰 대규모 물량을 만들어놨는데 경기가 둔화되면서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주요 수요처들이 투자를 급격하게 줄여 팔지 못한 반도체가 쌓여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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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제조사들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는 감산이다. 생산량을 줄이면 재고를 소진하고 시장의 수급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의 매출과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양날의 칼’과 같다. 지난달 20일 마이크론은 “재고 조절과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D램과 낸드플래시를 각각 5%씩 감산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감산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