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대통령, 거센 퇴진 요구에 “28일까지 사임” ‘실업률 30%’ 청년층 시위 주도…‘뿌브아르’ 축출 요구
뇌졸중을 앓아 휠체어가 없으면 움직이지 못하는 병든 몸으로 다섯 번째 대권에 도전하려던 압델 라지즈 부테플리카(82) 알제리 대통령이 결국 성난 민심에 무릎을 꿇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알제리 대통령실은 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공식적인 임기가 종료되는 이달 28일 전에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가 기관들이 과도기 동안 계속 기능할 수 있도록 조처하겠다”고 덧붙였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사임 약속을 이행한다면, 그는 지난 2011년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을 휩쓸었던 ‘아랍의 봄’ 이후 퇴진 요구에 굴복해 공직에서 물러난 다섯 번째 아랍 지도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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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뇌졸중 치료를 위해 스위스 병원에서 요양 중인 상황에서도 지난 2월10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고 이에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반정부 시위는 한 달 넘게 이어졌고 공휴일에는 최대 수십만명이 알제리의 거리를 가득 메웠다. 아랍의 봄 이후 8년 만에 가장 큰 규모였다.
특히 이번 시위는 정치에 환멸을 느낀 알제리의 청년들이 주도했다. 그들은 무려 30%에 달하는 청년 실업률과 기회 부족은 정치권의 부패 때문이라고 지목하고 부패의 종식과 체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사임 소식이 전해지자 알제리 국민들은 거리로 나와 국기를 흔들며 환영했다.
그러나 국민들이 ‘뿌브아르(pouvoir·권력)’로 알려진 지배 세력의 축출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대통령 사임 후에도 시위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WP는 전했다. ‘뿌브아르’는 알제리 독립전쟁 참전 용사와 부유한 기업인,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친척들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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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