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1사부터 13연속 범타 처리, 1점만 내주고 마운드 완벽장악 “쿠팩스→커쇼 좌완 계보 이어” 타선도 홈런 8발 ML 신기록… 류 도와주며 그링키 무너뜨려
LA 다저스의 ‘괴물 투수’ 류현진이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와의 2019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선발로 등판해 힘차게 볼을 뿌리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6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솎아내며 4안타(1홈런 포함) 1실점으로 호투해 팀의 12-5 대승을 이끌었다. 류현진은 2001년 박찬호(당시 다저스)에 이어 18년 만에 한국인 빅리거로서 메이저리그 개막전 승리 투수가 됐다. 사진 출처 LA 다저스 홈페이지
류현진이 2001년 박찬호(당시 다저스)에 이어 18년 만에 한국인 빅리거 메이저리그 개막전 승리 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이날 애리조나를 상대로 6이닝 4안타(1홈런 포함)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12-5, 대승을 이끌었다. 볼넷은 하나도 내주지 않았고, 삼진은 8개나 잡아냈다. 투구 수 82개 중 스트라이크는 59개였다. 류현진은 7-1로 넉넉하게 앞선 6회말 타석에서 대타로 교체됐다.
감독도 ‘엄지 척’… “류, 심장박동 일정했다” 류현진(오른쪽)이 투구를 마친 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더그아웃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 출처 LA 다저스 홈페이지
하지만 류현진은 이날 ‘빅게임 피처’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류현진은 1회 선두타자 존스와 8구까지 가는 긴 승부 끝에 몸쪽 커터(시속 140km)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볼카운트가 3볼 1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에서 이끌어낸 귀중한 아웃카운트였다.
경기 후 미국 언론의 태도도 180도 바뀌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커쇼와 샌디 쿠팩스 앞에서 류현진이 개막전을 지배해 온 다저스 좌완의 전통을 이어갔다”고 극찬했다. 쿠팩스는 다저스는 물론 메이저리그를 통틀어서도 최고의 왼손 투수로 평가받는다. 커쇼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개막전 선발로 등판했다.
다저스 타선도 역대 메이저리그 개막전 최다인 8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한 경기 8홈런은 2002년 5월 24일 밀워키를 상대로 다저스가 세운 팀 한 경기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이기도 하다. 1회말 족 피더슨의 3점 홈런을 시작으로 다저스 타선은 연속해서 불을 뿜었다. 피더슨과 엔리케 에르난데스가 홈런을 2개씩 쳤고, 오스틴 반스, 코리 시거, 맥스 먼시, 코디 벨린저 등이 개막 축포를 날렸다.
류현진은 내달 3일 샌프란시스코와의 안방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 상대 선발은 샌프란시스코 왼손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30)가 유력하다. 29일 샌디에이고와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한 범가너는 7이닝 5안타 9삼진 2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팀이 0-2로 패해 패전투수가 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